음악 산책

발레 ‘돈키호테’(Ballet ‘Don Quixote’)

라라와복래 2018. 10. 4. 12:30

Ballet ‘Don Quixote’

발레 ‘돈키호테’

Libretto: Marius Petipa

Choreography: Gorsky after Petipa

Music: Ludwig Minkus

Kitri: Olesya Novikova

Basilio: Leonid Sarafanov

Don Quixote: Vladimir Ponomarev

Sancho Panza: Anton Lukovkin

Lorenzo: Igor Petropv

Gamash: Vladimir Lepeyev

Corps of the Mariinsky Ballet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Conductor: Pavel Bubelnikov

Mariinsky Theatre, St. Petersburg

2006.05.25


Mariinsky Ballet 2006 - Ballet ‘Don Quixote’


스페인의 낭만과 열정으로 가득 찬 코믹 발레의 최고봉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에서는 중세 기사들의 무용담을 읽다가 책 속에 나오는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나서는 늙은 기사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 판사의 모험담이 중심이지만, 발레 <돈키호테>에서는 소설에 없는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 딸 키트리를 등장시켜 이 둘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는 두 젊은 연인의 사랑을 이어주는 들러리 역할을 한다. 발레 <돈키호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춤의 향연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화려한 의상 차림을 한 무용수들이 펼치는 다양한 스페인 민속춤에서부터, 정통 발레 의상 튀튀를 입은 여성 무용수들이 수놓는 클래식 발레 스타일까지 골고루 감상할 수 있다. 춤뿐만 아니라 발레 <돈키호테>에는 배꼽 잡는 희극적 마임도 풍성하다.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선술집 주인 로렌조, 멍청한 귀족 가마슈 등 희극적인 인물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펼치는 배꼽 잡는 해프닝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등장인물

키트리(Kitri): 여관집 딸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가씨

바질(Basil): 가난한 이발사로 키트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

돈키호테(Don Quixote):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엉뚱한 기사

산초 판사(Sancho Panza): 재치와 익살을 갖춘 돈키호테의 시종

로렌조(Lorenzo): 선술집 주인으로 키트리의 아버지.

가마슈(Gamache): 돈은 많으나 좀 멍청한 귀족

에스파다(Espada):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우사

거리의 무희(Street dancer): 태양처럼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집시 여인

시놉시스 *<돈키호테>는 막 전개의 순서가 발레단마다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에 따랐습니다.

1막 1장: 돈키호테의 서재

용감한 기사의 무용담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자기 자신을 기사라고 믿게 된 돈키호테. 그는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구해 내겠다고 작정하고 시종 산초 판사와 함께 모험의 길을 떠난다.

1막 2장: 스페인 바르셀로나 광장

가난한 이발사 바질은 선술집 주인 로렌조의 딸 키트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키트리가 광장에서 여자들에 둘러싸여 우쭐해하는 바질에게 다가간다. 두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부추김에 함께 춤을 춘다. 투우사들이 등장하여 한바탕 춤을 추자 광장은 더욱더 활기에 찬다. 그때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가 등장한다. 돈키호테는 로렌조에게 자신의 가신이 될 것을 명한다. 그리고 키트리를 둘시네아로 여기고는 춤을 신청한다. 마을 사람들이 소란을 벌이는 사이 키트리와 바질은 몰래 광장 저편으로 도망친다.

2막 1장: 집시들의 야영지

집시들의 야영지를 지나가다가 풍차를 본 돈키호테는 이를 적군의 기사로 착각하고는 돌진하다가 풍차에 치여 기절한다.

2막 2장: 돈키호테의 꿈

꿈속에서 요정의 나라에 다다른 돈키호테는 요정들과 함께 춤을 춘다. 요정들 속에서 돈키호테는 둘시네아의 모습을 한 키트리를 본다.

2막 3장: 집시들의 야영지

키트리와 바질이 사라진 것을 안 로렌조와 가마슈는 그들을 찾아 집시들의 야영지로 들어가고, 산초 판사는 로렌조에게 엉뚱한 방향을 가르쳐주어 길을 헤매도록 만든다.

3막 1장: 자살 소동

바질은 키트리와 결혼을 못한다면 자살하겠다고 말하며 단도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쓰러진다. 키트리는 바질이 죽은 줄 알고 슬픔에 빠지지만 이내 거짓 연기임을 눈치 채고 돈키호테에게 바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도록 아버지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한다. 돈키호테는 로렌조에게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도록 명령한다. 마지못해 로렌조가 허락하자 바질이 벌떡 일어난다.

3막 2장: 결혼식

키트리와 바질의 친구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다. 투우사 에스파다와 집시 여인 메르세데스의 매혹적인 춤에 이어 마을 남녀들이 판당고 춤을 춘다. 마침내 키트리가 둘시네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방랑 기사 돈키호테는 환상의 여인을 찾아 다시 새로운 모험의 길을 떠난다.


판당고 춤을 추는 투우사 에스파다와 집시 여인 메르세데스, 유니버설 발레단 2018

감상 포인트

―캐릭터 댄스(Character dance)는 각 나라나 지방의 특색을 나타내기 위해 그 지역 특유의 의상이나 메이크업, 소도구, 스텝, 제스처 등을 넣어 안무한 춤으로, 헝가리의 차르다시(csárdás), 나폴리의 타란텔라(tarantella), 폴란드의 마주르카(mazurka), 오스트리아의 왈츠(waltz) 등 다양한 지역의 춤이 있다. 캐릭터 댄스에서는 클래식 발레의 튀튀나 토슈즈 대신 민속 의상과 구두를 착용하며, 둥글게 팔을 그리고 발끝을 바깥으로 턴아웃하는 발레의 기본자세가 요구되지 않는다. <돈키호테>에서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춤인 플라멩코(flamenco), 세기디야(seguidilla), 판당고(fandango), 볼레로(bolero)가 캐릭터 댄스로 등장하며, 이에 따른 의상과 부채, 캐스터네츠, 탬버린 등의 소품이 사용된다. 특히 부채는 무용수의 감정 변화를 나타내는 중요한 소도구로 쓰인다.

―1막에서는 빨간 망토를 휘날리는 활기찬 투우사들의 춤, 스페인 여인들과 청년들이 추는 세기디야 춤, 투우사 에스파다와 거리의 무희가 추는 춤, 키트리와 바질의 파드되가 포인트이다. 돈키호테, 산초 판사, 키트리, 바질, 가마슈, 로렌조 등 주역과 조역들의 코믹한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2막에서는 돈키호테의 꿈속에서 숲의 여왕과 큐피드, 둘시네아의 모습을 한 키트리가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풍 발레와는 달리 정통 클래식 발레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전 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키트리와 바질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3막의 그랑 파드되이다. 이 춤은 그랑 파드되의 대명사적 존재로 클래식 발레의 파드되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으며, 각종 갈라와 콩쿠르에서 독립적인 춤으로도 사랑받는다.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팔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과 연속 점프, 발레리나의 32회전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용수들에게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관객들에게는 발레 동작의 진수를 보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하인드 더 신

프랑스 출신인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 1818-1910)는 1847년에 러시아로 진출했다. 당시 유럽에서 발레가 쇠퇴하면서 프티파를 비롯해 많은 무용수와 안무가들이 뒤늦게 발레 붐이 분 러시아로 갔다. 러시아 황실은 발레의 본고장인 프랑스 출신 안무가들을 상트페테르부르크 황실극장 마린스키 발레단의 전속 안무가로 고용했다. 프티파는 처음엔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계약을 맺었지만 점차 안무에 손을 대기 시작해 1869년 전속 안무가가 됐다. 그리고 1904년 은퇴할 때까지 안무가로서 클래식 발레의 꽃을 피웠다.

클래식 발레의 특징은 정교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규칙과 형식미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프티파는 낭만 발레 시대에 등장한 파드되(Pas de deux, 2인무)를 발전시켜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 큰 2인무라는 뜻으로 남녀 주인공이 추는 고난도의 긴 2인무) 형식을 확립했으며 줄거리와 상관없이 다채로운 춤을 보여주는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을 도입했다. 당시 관객들은 프티파가 완성한 발레 형식을 ‘권위가 있다’는 뜻에서 ‘클래식 발레’라 칭했다. 프티파는 60여 편의 작품을 만들었는데, 대표작으로는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라 바야데르>, <해적>, <레이몬다>, <돈키호테> 등이 있다. <지젤> 등 낭만 발레를 부활시켜 지금까지 공연되도록 만든 장본인도 프티파다. 러시아 발레의 황금기를 만들고 러시아를 세계적인 발레 중심지로 만든 것은 프티파의 공이 절대적이다. ▶‘클래식 발레의 아버지’, ‘러시아 발레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마리우스 프티파

1869년, 프티파는 모스크바 황실극장(볼쇼이 극장)의 의뢰를 받아 4막 8장 구성의 발레 <돈키호테>를 초연했으며, 1871년에 볼쇼이 발레단의 <돈키호테>를 수정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다시 공연했다. 5막 11장의 마린스키 발레단 버전은 볼쇼이 발레단 버전에 비해 춤이 훨씬 많아졌다. 특히 돈키호테가 숲 속 집시들의 야영지 근처 풍차를 공격하다가 정신을 잃은 뒤 꿈속에서 둘시네아 공주와 요정들을 만나는 장면이 새로 추가되면서 키트리 역의 발레리나가 둘시네아 공주까지 1인 2역을 하게 됐다. 또 기절한 돈키호테를 도와준 귀족의 저택에서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이 열리는 장면도 이때 처음 추가됐지만 지금은 마을 광장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발레 연구가들은 프티파가 <돈키호테>에서 비로소 클래식 발레를 완성시켰다고 평가한다. 다채로운 춤의 향연을 뜻하는 ‘디베르티스망’, 흰 튀튀를 입은 군무를 뜻하는 ‘발레 블랑’, 남녀 주역 무용수의 화려한 춤이 이어지는 ‘그랑 파드되’ 등 클래식 발레의 세 요소가 이 작품에서 처음 유기적으로 짜였다는 것이다. 즉 키트리와 바질의 친구들이 등장해 집시 댄스 등 스페인 춤을 추는 바르셀로나 광장 장면에서는 디베르티스망이, 요정의 정원 장면에서는 발레 블랑이,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그랑 파드되가 나온다. 이후 클래식 발레의 전형은 <라 바야데르>로 이어지며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특히 <돈키호테>의 마지막 부분인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에 나오는 그랑 파드되는 지금까지도 발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명장면이다. 남녀 무용수가 느리게 추는 ‘아다지오’, 경쾌한 남녀 솔로 춤인 ‘바리에이션’ 그리고 남녀 무용수가 번갈아 빠른 템포로 추는 ‘코다’로 구성된 그랑 파드되는 남녀 주역 모두에게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32번의 푸에테(Fouette, 회전)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점프가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낸다.

그런데 러시아 발레계의 권력자인 프티파가 생존해 있는 동안 용감하게도 <돈키호테>의 재안무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바로 볼쇼이 발레단의 전설로 불리는 안무가 알렉산데르 고르스키(Alexander Gorsky, 1871-1924)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황실 발레학교 출신인 고르스키는 마린스키 발레단 무용수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사실적인 연기와 배우 간의 앙상블을 중시하는 연극 연출가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와의 만남은 그에게 큰 자극을 줬다. 그가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자리를 박차고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옮긴 것도 이런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형화되고 보수적인 마린스키 발레단을 벗어나 볼쇼이 발레단에서 자신의 예술 이념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그는 프티파가 안무했던 작품들을 개작했다. 첫 작품이 바로 <돈키호테>였다. 1900년 고르스키가 재안무한 <돈키호테>는 프티파 버전에서 이야기의 진행상 불필요한 장면을 빼고 늘어지는 장면을 압축했다. 무엇보다 그는 철저히 주역 중심인 프티파 버전과 달리 전체 앙상블을 중시했다. 이를 위해 군무까지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도록 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무대미술가 알렉산드르 골로빈 역시 의상과 무대 세트에 사실성을 불어넣었다. 서재에서 책을 읽던 돈키호테가 여행을 떠나는 프롤로그가 끝나고 막이 오르면 햇빛 아래 사람들로 가득 찬 스페인 바르셀로나 광장이 나오는데, 기존의 발레와 달리 매우 현실적이어서 당시 관객들이 매우 놀랐다고 한다. ▶알렉산데르 고르스키

고르스키의 <돈키호테>는 논란을 일으켰다. 보수적인 측에서는 고르스키의 안무가 발레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했고, 진보적인 측에서는 발레가 허공에서 땅으로 내려왔다며 환영했다. 원작 안무가인 프티파는 “개작 따위는 필요 없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고르스키 편이었다. 무용수들은 물론 관객들도 고르스키 버전을 더 좋아했다. 결국 1902년 프티파의 안마당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고르스키 버전 <돈키호테>가 공연됐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수많은 <돈키호테>는 고르스키 개정본을 토대로 재안무된 것이다.

<돈키호테>가 러시아 이외의 발레단에서 레퍼토리가 된 것은 1960년대 이후로 꽤 늦다. 앞서 1920년대 안나 파블로바와 1940년대 발레 뤼스 드 몬테 카를로가 ‘그랑 파드되’ 등 일부 장면을 공연한 적이 있었지만 전막으로는 1962년 영국 램버트 발레단에서 처음으로 공연됐다. 그리고 구소련에서 망명한 루돌프 누레예프가 1966년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 발레에서 재안무한 버전을 선보인 뒤 전 세계 발레단이 앞 다투어 레퍼토리로 삼기 시작했다. 요즘 공연되는 <돈키호테>는 재안무 버전에 따라 내용이나 장면 순서 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큰 흐름은 프티파-고르스키 버전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1년 국립발레단에서 볼쇼이 발레단 주역무용수 출신으로 트레이너를 역임한 마리나 콘드라체바의 재안무로 처음 선보였다. 그런데 국립발레단은 지역 공연장에서는 ‘해설이 있는 발레’ 프로그램으로 <돈키호테>를 자주 올리지만 서울에서는 전막 발레를 그다지 공연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관객들에게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돈키호테>가 훨씬 친숙하고 잘 알려져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돈키호테>는 프티파-고르스키 버전을 바탕으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재안무한 것이다. 1977년부터 20년간 마린스키 발레단을 이끈 비노그라도프는 1998년 유니버설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을 재안무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클래식 발레 레퍼토리가 마린스키 발레단의 스타일인 것은 비노그라도프 덕분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돈키호테>에 대해 영국의 저명 무용평론가 데브라 크레인은 더 타임스에서 “무대 전체가 파스텔 톤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하나의 보석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Grand pas de deux” from the ballet ‘Don Quixote’

Kitri: Olga Smirnova (Bolshoi Theatre),

Basil: Artem Ovcharenko (Bolshoi Theatre),

Variation: Sofia Ivanova-Skoblikova

Artists of the Mariinsky Ballet

Mariinsky Theatre, St. Petersburg

2016.04.01

정리 : 라라와복래 *‘비하인드 더 신’은 공연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장지연 국민일보 기자가 웹진MUST에 ‘커버스토리’로 기고한 글을 정리하여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