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Complete Piano Concertos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Paul Lewis, piano
Royal Albert Hall, London
BBC Proms 2010.07-09
Paul Lewis, piano
Stéphane Denève, conductor
Royal Scottish National Orchestra
Royal Albert Hall, London
BBC Proms 2010.09.06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1. Allegro
2. Adagio un poco mosso
3. Allegro ma non troppo
베토벤 이전 시대의 피아노 협주곡은 독주자―대개 작곡가 자신―의 기교를 과시하고 독주자를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화려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 때문에 피아노 협주곡 대부분이 장조 곡이었고, 내면의 깊이나 내용적인 충실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경향에 반기를 든 작곡가가 모차르트였다. 그는 두 곡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심각한 정서를 담았을 뿐 아니라 깊은 내면성을 갖추어 외면적인 효과에 치중하지 않도록 했다.
음악에서의 내면적인 표현을 중시한 베토벤은 물론 이런 모차르트의 의도를 이어받았다. 또,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을 독주자의 화려한 연주력이라는 기존 요소와 함께 순수음악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가치를 갖도록 만들었다. 피아노 협주곡 장르는 베토벤에게 피아노 소나타만큼 의욕을 불러일으킨 분야는 아니었다. 그러나 음악계에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르였다.
독주자의 존재를 과시한다는 면에서 베토벤 협주곡에서의 피아노는 모차르트 협주곡에서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여 관현악과 적극적으로 얽혀 나간다. 이것은 피아노라는 악기가 베토벤 시대에 기능적으로 현저하게 개량된 것과 관계가 깊다. 1805년 이후 피아노는 음량이 증대되고 다양한 기교 발휘가 가능하게 되었다. 베토벤은 이런 피아노의 새로운 장점을 피아노 협주곡에서도 살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때문에 기능이 향상된 피아노를 능숙하게 다루려면 관현악도 충실하게 처리해야 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은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단순히 카덴차의 즉흥 연주를 폐지하고 피아노를 제시부에 도입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피아노 협주곡 4번 이후에 두드러진 관현악의 충실한 사용은 브람스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교향적 협주곡’을 낳게 했다. 또한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에서 보이는 거장적인 피아노 연주 양식은 낭만파 시대에 이르러 한층 더 진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