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살롱

에드바르드 뭉크 - 삶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시

라라와복래 2014. 7. 9. 10:10

삶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시

에드바르드 뭉크

Edvard Munk

1863-1944 

뭉크, <절규>, 1895년, 석판화, 35.2x25.1cm

 

에드바르드 뭉크는 20세기로 향하는 세기말의 전환점에서 유럽 모더니즘의 선구자적 인물이었다. 그의 작품을 특징 짓는 요소 중 하나는 에로티시즘, 멜랑콜리, 사랑, 슬픔과 관련된 감정을 시각적으로 밀도 있게 표현해 내는 능력이다. 뭉크는 기존의 회화적 관습을 거부함으로써 동시대 부르주아들과 보수적인 미술 비평가들을 도발했고, 19세기 후반 유럽의 시각예술과 문학에서 일어난 모더니즘의 발전에 기여했다. 뭉크의 예술은 무엇보다도 극화, 강렬함, 역동성에 집중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지옥에서의 자화상>에서 잘 나타나 있다.

<지옥에서의 자화상>, 1903년, 캔버스에 유체, 82x66cm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

뭉크의 작품에서 보이는 실존적 주제는 그의 자화상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그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힘썼다. 이러한 점은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작품에 투영시킴으로써 스스로릐 에술가적 기질을 표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수의 작품에서 뭉크는 병약하고 우울하며 노쇠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등장한다. 뼈만 남은 팔을 보여주는 석판화 <팔뼈가 잇는 자화상>(1895)에서 뭉크는 우리를 향해 면밀하면서도 자기의식적인 시선을 던진다. 뭉크의 후기 사진 자화상은 영상 매체를 통한 그의 창의적인 실험을 보여주는데, 뭉크가 활동하던 세기말은 산업화와 함게 영상 매체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시기였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던 모더니스트였던 뭉크는 30여 년간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작품 연구를 위해 사진을 참고하기도 하였다.

<자화상>, 1882년, 캔버스에 유채, 26x19cm

 

<팔뼈가 있는 자화상>, 석판화, 45.8x31.4cm

생의 프리즈 연작

뭉크가 “삶, 죽음, 사랑에 관한 시”라고 표현한 ‘생의 프리즈’는 그가 1890년대에 작업했던 실내 장식용으로 계획된 회화 연작이다. 뭉크는 평생에 걸쳐 회화와 판화 작품들에서 이 주제들을 다루었다. ‘생의 프리즈’는 사랑, 불안, 고독, 죽음 등 인간의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경험과의 조우를 다룬다. 1895년 베를린에서 머물던 시기에 ‘사랑’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전시회를 연 이후 뭉크는 지속적으로 ‘생의 프리즈’를 연구했다.

 

‘생의 프리즈’ 연작은 7개의 소주제, 상실, 불안, 에로스, 사랑과 고통, 욕망, 여자, 붉은 방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절규(The Scream)>를 비롯하여 <생의 춤(The Dance of Life)>, <마돈나(Madonna)>, <뱀파이어(Vampire)>, <키스(The Kiss)> 등 다수의 그의 대표작이 포함되어 있다.

<마돈나>, 1895/1902년, 다색 석판화, 60.5x44.4cm

  

<병실에서의 죽음>, 1893년, 캔버스에 파스텔, 91x109cm

  

<생의 춤>, 1925년, 캔버스에 유채, 143x208cm

  

<뱀파이어>, 1916-1918년, 캔버스에 유채, 88x104cm

생명력

뭉크는 베를린에서 머물던 10여 년의 기간 동안 신경증을 겪게 된다. 1908년 코펜하겐에 위치한 정신병원에 8개월 동안 머물며 재활 치료를 받은 후 고국인 노르웨이로 돌아간다. 이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회복하면서 다수의 밝은 분위기의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작품의 주제 또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노동의 즐거움 등을 다루게 된다.

<태양>과 <건초 만드는 사람>과 같은 주제는 뭉크의 예술세계가 다루는 광범위한 주제를 두드러지게 한다. 이 작품들은 뭉크의 예술세계의 중심을 차지하는 불안과, 질병, 그리고 사랑에 대한 묘사에 필적할 정도로 강렬하고 극적이다. 눈부신 색채와 역동적인 화면 구성은 일상적인 주제를 활력과 삶으로 가득 채운다.

<건초 만드는 사람>, 1917년, 캔버스에 유채, 130x150cm

 

<태양>, 1910-1912년, 캔버스에 유채, 60x91cm

뭉크의 ‘밤’에는 고독과 어둠, 그리고 멜랑콜리가 스며들어 있다. 이 주제의 몇 작품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희곡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과 깊은 관련이 있다. 뭉크는 입센의 작품에서 자신의 예술과의 연결점을 발견하고 이를 소재로 차용하기도 하였다. <밤의 방랑자>에서는 입센의 희곡에 등장하는, 밤새 갇혀 있는 아픈 늑대처럼 자신의 방을 이리저리 거닐고 있는 뭉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당장이라도 시린 바람이 들이닥칠 것 같은 어두운 밤공기와 백열등 빛으로 얼굴에 드리워진 노란 그림자, 그리고 움푹 패어 형태를 알 수 없는 두 눈이 고독함을 강조하고 있다. <별이 빛나는 밤>은 입센의 희곡과 관련되면서도 그 자체로 시적 서정성을 지닌 아름다운 작품이다. 광활한 공간에서 도시의 불빛과 빛나는 별이 외로이 반짝이는 이 작품은 빈셑트 반 고흐의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과도 유사점을 지닌다.

<밤의 방랑자>, 1923-1924년, 캔버스에 유채, 90x68cm

  

<별이 빛나는 밤>, 1923-1924년, 캔버스에 유채, 120.5x100cm

판화 마스터

뭉크는 판화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그는 굉장히 많은 작품을 제작했는데, 유화 1100여 점, 판화 1만 8000여 점, 드로잉과 수채화 4500여 점을 남겼다. 2만여 점에 육박하는 작품 중 대다수를 판화 작품으로 남겼고, 이는 뭉크가 판화라는 매체에 상당히 매료되었고 끊임없이 판화를 연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뭉크는 1894년 처음으로 동판화 기법을 시도한 이래 당시 매우 세련된 기법의 다색 판화를 제작하던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의 영향으로 석판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는 그가 판화 분야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뭉크의 초기 판화는 이미 회화로 표현했던 이미지와 모티프를 이용한 복제본 형식이었다. 그러나 점차 ‘생의 프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이 판화로 탄생하면서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때로 뭉크의 판화는 회화보다 높게 평가되기도 하는데, <질투>의 경우 유화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병든 아이>, 1896년, 석판화, 43.2x57.3cm

  

<질투>, 1896년, 석판화, 33x45.5cm

  글ㆍ그림 제공: 컬처앤아이리더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미술>회화>서양화 2014.07.0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8&contents_id=60553&leafId=78

 

에드바르드 뭉크 - 영혼의 시 殿

2014년 7월 3일(목) ~ 10월 12일(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표현주의의 선구자 에드바르드 뭉크의 예술세계를 전반적으로 조망하는 회고전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절규>, <마돈나>, <생의 춤>, <뱀파이어> 등 뭉크가 평생에 걸쳐 실험하고, 완성한 걸작들을 포함하여 세월에 따라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했던 다수의 자화상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관한 뭉크의 시선과 끊임없이 인간의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해 낸 그의 예술을 향한 열정을 살펴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