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알비노니 오보에 협주곡 D단조(Albinoni, Oboe Concerto in D minor, Op.9 No.2)

라라와복래 2014. 8. 21. 19:14

Albinoni, Oboe Concerto in D minor, Op.9-2

알비노니 오보에 협주곡 D단조

Tomaso Albinoni

1671-1751

Heinz Holliger, oboe

Maurice Bourgue, 2nd oboe

Maria Teresa Garatti, harpsichord

I Musici

1967.06, Italy

 

Heinz Holliger - Albinoni, Oboe Concerto in D minor, Op.9 No.2

 

알비노니의 오보에 협주곡 D단조는 비발디의 오보에 협주곡 F장조 RV455,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D단조, 그리고 치마로사의 오보에 협주곡 C단조와 더불어 바로크 시대의 오보에 음악을 대표하는 곡 가운데 하나이다.

후기 바로크 시대에 딜레탕트 작곡가로서 활동

토마소 알비노니는 바로크 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이탈리아 작곡가이다. 비발디나 마르첼로와 같은 시대에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활약했으며, 알비노니는 특히 그의 작품 ‘아다지오 G단조’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데, 평생 50여 곡의 오페라와 40여 곡의 칸타타, 64곡의 협주곡과 8곡의 신포니아, 그리고 97곡의 소나타 등을 작곡했다.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에서 가장 왕성했던 음악은 오페라였고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메카였다. 알비노니 또한 당대엔 오페라 작곡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오늘날엔 기악곡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알비노니의 소나타와 협주곡은 최근에 높이 재평가되고 있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알비노니의 작품을 칭찬하고 그의 테마에 기초를 둔 세 곡의 푸가를 작곡하였다. ▶토마소 알비노니

알비노니는 같은 고향 출신인 비발디보다 다소 연상이지만 비발디와는 달리 부유한 종이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음악을 직업으로 하진 않는 딜레탕트 작곡가로서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1722년경에 출판된 그의 <협주곡 9번 작품집> 속에는 바이올린을 위한 콘체르토 4곡, 오보에를 위한 콘체르토 4곡, 그리고 두 개의 오보에를 위한 콘체르토 4곡 등이 들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오보에를 위한 콘체르토 Op.9 No.2이다. 알비노니의 작품에는 특이하게도 오보에를 위한 작품이 16개나 있지만 오보에 이외의 관악기를 위한 작품은 한 곡도 없는 것으로 보아도 그의 오보에에 대한 애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알비노니가 생전에 출판한 협주곡은 작품번호 2, 5, 7, 9, 10의 5성 협주곡(각 12곡)이 있으며 이 가운데 작품번호 9는 그의 명성과 창작력이 절정에 달했던 1722년경 출판되었다. 5개의 바이올린 협주곡(1, 4, 7, 10, 11번), 3개의 오보에 협주곡(2, 5, 8번), 4개의 투 오보에 협주곡(3, 6, 9, 12번)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번호 9 가운데 2번을 비롯한 오보에 협주곡들이 가장 충실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오보에 협주곡 Op.9의 2번은 알비노니 특유의 기품과 감미로움에 찬 선율미가 유창한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보에 협주곡의 하나로 꼽히는 이 곡은 합주 협주곡의 형식으로 단조의 애조 띤, 다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오보에 특유의 음색이 이 그림자에 밝은 색채를 입혀준다.

1악장: 알레그로 에 논 프레스토

멜로디와 리듬의 풍부함이 두드러진다. 하나의 주제와 리듬이 점차 복잡한 결합과 확대를 통해 새롭게 발전해 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2악장: 아디지오

아름다운 오보에의 칸타빌레를 들을 수 있다. 이 느린 악장은 오보에라는 악기의 서정성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3악장: 알레그로

생생한 리듬과 함께 하나의 성부가 노래하면 다른 성부가 그것을 모방하고, 그들이 점차 겹치고 맞물려 가는, 고전주의 카논 예술의 완벽한 모범을 제시해주는 악장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소리의 기준이 되는 악기 오보에

오보에는 바순처럼 더블 리드(double reed)를 이용해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이다. oboe는 ‘음이 높은 나무 피리’라는 프랑스어 hautbois(오부아)에서 유래되었다. 오보에는 플루트나 클라리넷보다 먼저 16세기부터 주요 관악기에 포함되어 비발디, 바흐, 헨델 등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른 목관악기에 비해 오보에의 음색은 맑고 투명하다. 깊이 있는 소리를 내면서도 다른 악기들과 잘 어울린다는 강점을 지닌다. 소리의 볼륨도 다양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오케스트라에서 오보에는 다른 악기 소리에 잘 묻히지 않고 두드러지게 들리므로 전체 오케스트라의 튜닝을 오보에의 음(A)에 맞추어 조율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오보에는 플루트와 함께 관악기 중 맨 앞 중앙에 나란히 자리한다.

오보에 세계의 절대적인 존재 하인츠 홀리거

20세기와 21세기 오보에 연주의 1인자 하인츠 홀리거(Heinz Holliger, 1939~ ). 이 거장은 독주자로서는 물론 실내악과 협주곡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과시하며, 음악학자ㆍ교육자ㆍ작곡가ㆍ지휘자로서 그야말로 종횡무진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태생인 홀리거는 1959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와 1961년 뮌헨 국제 콩쿠르의 우승을 시작으로 1960년대의 모든 국제 오보에 경연대회를 석권하였다. 1970년대부터는 작곡가로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으며, 그의 업적을 기려 많은 유명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홀리거에게 오보에를 위한 작품을 헌정하고 있다. ◀하인츠 홀리거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는 아무리 어려운 곡도 편안한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완벽에 가까운 기교와 주법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모닉스 용법, 글리산도 기법, 코드 기법 등 새로운 오보에 연주 기법을 스스로 터득해서 전 세계 음악계에 전파했으며, 전자 장치를 이용해서 이 악기에 새로운 사운드를 추가하는 실험적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오보에 곡들을 발굴하여 연주하고 녹음한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이다. 위대한 첼리스트 카잘스가 홀리거의 연주를 듣고 “하늘의 계시”라고 극찬을 할 만큼 홀리거는 오보에 세계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다.

Anthony Robson - Albinoni, Oboe Concerto in D minor, Op.9 No.2

Anthony Robson, oboe

Collegium Musicum 90

Simon Standage, conductor

St. Jude's Church, London

1995.01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