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3번 ‘로자문데’(Schubert, String Quartet No.13 in A minor, D.804 ‘Rosamunde’)

라라와복래 2015. 2. 1. 12:15

Schubert, String Quartet No.13, D.804 ‘Rosamunde’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3번 ‘로자문데’

Franz Schubert

1797-1828

Amadeus Quartet

Norbert Brainin, 1st violin

Siegmund Nissel, 2nd violin

Peter Schidlof, viola

Martin Lovett, cello

Beethovensaal, Hannover

1954.05.10-14


Amadeus Quartet - Schubert, String Quartet No.13, D.804 ‘Rosamunde’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은 16곡이 전하는데(구 전집에는 15곡인데 후에 1곡이 추가됨), 실제로 그가 몇 곡의 현악 4중주곡을 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짧은 생애에 많은 현악 4중주곡을 작곡한 것은 그의 가정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린 시절 슈베르트는 국립신학교에 들어갔는데, 휴가 기간에 집으로 돌아와 있을 때에는 아버지가 첼로를(매번 틀려서 슈베르트에게 놀림을 당하곤 했다), 두 형 이그나츠와 페르디난트가 바이올린을, 자신이 비올라를 맡아 현악 4중주를 연주하였다. 이런 환경이니 그가 많은 현악 4중주 작품을 작곡한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교향곡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작곡한 작품

1810년(13세)부터 1813년까지 작곡한 제1기 8곡의 현악 4중주는 집에서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1814년부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은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기로 접어든다(제2기). 고전적인 절제와 낭만적인 표출과의 융합이 점차 자연스러워졌고 1916년에 작곡한 11번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후 얼마 동안 슈베르트는 현악 4중주에 관해서 침묵을 지키다 4년 후인 1820년 12번 ‘콰르테트자츠’(Quartettsatz, Quartett는 ‘4중주’, satz는 ‘악장’, 그러니까 4중주를 위한 하나의 악장이라는 뜻)를 내놓는다. 비록 한 악장만 작곡된 미완성이지만 이전의 작품들과는 매우 다른 틀에 격정적인 감정과 풍부한 서정성을 담아냄으로써 제3기의 방향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또다시 4년 후인 1824년에 슈베르트는 13번 ‘로자문데’와 14번 ‘죽음과 소녀’ 두 대작을 완성한다. 이 두 작품에서는 관현악적인 서법이 사용된 점이 특징적인데, 슈베르트 자신 이 두 작품을 ‘교향곡으로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작곡했던 것이다. 이어 1826년에 작곡한 마지막 현악 4중주곡 15번은 대규모 스케일과 대담한 표현법으로 이미 전통적인 실내악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후기 3대 현악 4중주곡 중 첫 번째 작품인 13번 ‘로자문데’를 작곡할 무렵 슈베르트는 오랜 정신적 신체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창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품기도 하였는데, 1824년 3월 31일 친구 쿠펠비저에게 보낸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쌍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네. 건강이 회복될 기미도 안 보이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 작곡도 풀려 가는 방향이 아니라 점점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사랑과 우정으로 가득 찬 행복이 고통으로 채워지며 아름다움에 대한 열광도 사라져 가는 이 인간을 생각해보라. (…) 가곡은 새로운 것을 거의 만들지 못했지만 기악곡은 몇 곡 완성했지. 두 곡의 현악 4중주곡과 한 곡의 8중주곡을 작곡했는데, 다른 현악 4중주곡도 작곡할 생각이야. 이런 것이 규모가 큰 교향곡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네.”

이 편지에서 작곡했다고 언급한 두 곡의 현악 4중주곡이 13번 D.804 ‘로자문데’와 14번 D.810 ‘죽음과 소녀’이며, 작곡에 들어간다는 다른 한 곡이 15번 D.887이다. 13번 현악 4중주의 ‘로자문데’라는 명칭은, 2악장 주제로 슈베르트 자신이 그 전해에 작곡한 극음악 <로자문데>의 3막과 4막 사이의 간주곡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슈베르트는 이 선율을 특히 좋아해서 훗날 작곡하는 <즉흥환상곡> Op.142 3번에도 주제로 사용하였다.

이 곡의 초연은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24년 3월 14일 빈 악우협회에서 슈판지히 현악 4중주단의 연주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곡 중에서 그의 생전에 공개적인 모임에서 연주된 유일한 곡이었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안경

1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두 개의 주제를 사용한 고전 소나타 형식. 8분음표로 동요하는 2바이올린과 불안한 음형의 비올라와 첼로의 반주에 맞추어 아름답고 우수에 찬 제1주제를 1바이올린이 연주한다. 어두운 표정에 가득 찬 경과구를 거쳐 2바이올린에 의해 짧고 매혹적인 선율의 제2주제로 들어간다. 이후 제2주제의 동기를 이용한 코데타를 거쳐 제시부가 마감된다. D장조의 제1주제로 시작되는 발전부는 폴리포닉 서법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클라이맥스에 이르는데 불안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재현부는 정석대로 제2주제가 A장조로 나타나고 마지막은 제1주제에 의한 코다로 마감된다.

2악장: 안단테

극음악 <로자문데>의 선율을 주제로 한 느린 악장. A-B-A'-B-A''의 론도 풍 형식이지만, 마지막 A''는 코다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재현부가 발전부를 병행한 소나타 형식으로 볼 수 있다. 느리게 연주되는 이 아름다운 악장은 슈베르트의 선율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제1주제는 1바이올린으로 연주되며 다른 현이 보기 좋게 대위법적인 반주를 한다. 다시 짧은 보조적인 주제가 제시된 후 얼마 후에 처음 주제가 재현한다. 전개부는 힘차게 발전되는데, 1바이올린에 의해 오르내리는 양상이 멋지다.

3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레토

이 4중주곡에서 가장 특징적인 악장이다. 환상적이고 해학적인 무곡으로, 낮은 E음의 점8분음표에서 하행하고 D음의 16분음표에 이르러 다시 E음으로 돌아온다. 첼로의 낮은 음에서 시작하다가 그것이 끝나면 다른 현악기가 같은 음형을 연주한다. 트리오는 위안을 주는 듯한 역할을 하는데, 주제를 반복하면서 끝난다.

4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매혹적이고 화려하며 경쾌한 리듬이 기반을 이룬다. 이는 헝가리 풍 춤곡 선율인데, 두 개의 주제가 나타나며 주로 1바이올린이 제시부를 연주한다. 발전부에서는 우아하게 장식되어 시종 활기에 찬 분위기가 조성된다.

Rosamunde Quartet - Schubert, String Quartet No.13, D.804 ‘Rosamunde’

Sini Simonen, 1st violin

Benjamin Bowman, 2nd violin

Steven Dann, viola

Richard Lester, cello

15th Esbjerg International Chamber Music Festival

Esbjerg Concert Hall, Denmark

2013.08.25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