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게오르게 잠피르의 ‘여름비’와 ‘외로운 양치기’

라라와복래 2015. 8. 6. 22:42

게오르게 잠피르의 ‘여름비’와 ‘외로운 양치기’

Gheorghe Zamfir - Pluie d'Été (여름비)

목가적이면서도 서정미가 짙은 팬 플루트(pan flute)를 세계인의 악기로 승화시킨 장본인 게오르게 잠피르. 국내에서 1979년 발매된 ‘외로운 양치기’란 곡으로 음악팬들을 행복하게 했던 팬 플루트의 마술사이자 제왕입니다. 그는 독일의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오케스트라(crossover orchestra)인 제임스 라스트 오케스트라(James Last Orchestra)와 활동하면서 1975년에 발표한 ‘름날의 사랑’(Été d'Amour)과 ‘외로운 양치기’(Einsamer Hirte)와 같은 곡으로 신비한 음색의 악기 팬 플루트의 매력과 연주자로서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게오르게 잠피르는 1941년 클래식 음악 강국인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근교 게스티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며 음악을 좋아한 그는 보헤미아의 병사들과 함께 결혼식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등 어릴 때부터 음악적인 재능을 보였다죠. 1955년에 부쿠레슈티 음악원에 입학하여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고, 이후 루마니아 민속예술단 시오레실리아(Ciorecilia)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했으며 포크 밴드 타라프(Taraf)를 결성하여 다양한 음악 활동을 했습니다.

팬 플루트는 그리스 신화의 목신(牧神) 판(Pan)이 불고 다닌 갈대 피리에서 유래된 명칭입니다. 목신 판은 강의 요정 시링크스(Syrinx)를 연모하나 반은 사람이고 반은 동물인 그의 모습에 시링크스는 질겁을 합니다. 판이 달아나는 시링크스를 붙잡으려 하자 시링크스는 강의 신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갈대로 변합니다. 그래도 시링크스를 잊지 못한 판은 날마다 강가에 나가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며 애절하게 그리움을 달랬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공포나 공황을 패닉(panic)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도 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목신 판은 숲속이나 길가에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기겁하게 하는 고약한 취미가 있었다고 하지요. ▶달아나는 요정 시링크스를 뒤쫓는 목신 판

Einsamer Hirte (외로운 양치기)

Gheorghe Zamfir, pan flute

James Last and His Orchestra

1977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