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D단조(Mendelssohn, Piano Trio No.1 in D minor, Op.49)

라라와복래 2015. 8. 10. 03:46

Mendelssohn, Piano Trio No.1 in D minor, Op.49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D단조

Felix Mendelssohn

1809-1847

Joshua Bell, violin

Misha Maisky, cello

Evgeny Kissin, piano

Salle Médran, Verbier

2009.07.30

 

Evgeny Kissin/Joshua Bell/Misha Maisky - Mendelssohn, Piano Trio No.1, Op.49

 

멘델스존이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재능을 보인 신동이었음은 여러 자료들이 증명해준다. 아버지가 일군 재산 덕분에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집안 오케스트라에서 한몫을 했고 자신의 음악에 대한 관심사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었던 좋은 친구들이 늘 곁에 있었다. 세상 견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남쪽 이탈리아 나폴리와 북쪽 스코틀랜드 북서쪽 열도 헤브리디스 제도까지 다녔으며, 그 여행 경험에서 얻은 느낌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반영하였다.

어려서부터 애착을 가진 피아노 3중주

멘델스존이 30살이 되던 1939년 연초에는 슈베르트의 작품 중 잊혔던 ‘C장조 교향곡’이 슈만의 손으로 부활되어 라이프치히 시민들에게 선사되었고, 베토벤이 그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위해 썼던 4개의 서곡도 그해에 연주되었다. 멘델스존의 첫 피아노 3중주곡은 바로 이 시점에 나왔다. 그러나 1832년에 누나 파니에게 쓴 편지에서 피아노 3중주에 대한 애착을 얘기한 것을 보면 멘델스존은 이미 오래전부터 피아노 3중주곡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그것은 사실이다. 분실되었지만, 음악학자들에 의하면, 멘델스존은 이미 11살 이전에 피아노 3중주곡을 써 놓았었다고 한다. 아무튼 기록으로 알려진 바로는 일단 1939년 7월 18일에 첫 피아노 3중주곡인 Op.49를 완성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긴 멘델스존은 그 후로도 부분적으로 수정하여 이듬해에 악보 출판사로 유명한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에서 출판했다. 하지만 출판 후에도 멘델스존은 아직 다 쏟아내지 못한 악상이 있었는지 계속 미련을 보였다. 결국 다시 작품을 수정하여 재출판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현재 우리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1번 판본을 두 개 물려받게 되었다.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1번의 경우처럼 물론 자주 연주되는 것은 최종본이다.

피아노 3중주 1번은 멘델스존의 실내악을 대표한다고 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생기에 넘치고 고상한 기품이 있으며, 서정은 애틋하고 지극히 달콤하다. 혹자는 피아노가 현란한 기교를 부리는 부분에 대해 약간 꼬집기도 하지만, 전체 형식이나 정서가 완벽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비판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 작품은 세 악기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아주 맵시 있는 작품이다.

음악이 시작되면서부터 만끽할 수 있는 멘델스존 특유의 유려하고 친근감 있는 선율이, 오늘날 이 작품을 멘델스존의 실내악곡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게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작곡가의 친구였던 슈만이 이 피아노 3중주곡을 특히 좋아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슈만은 멘델스존의 작품을, 베토벤의 B플랫장조 3중주(일명 ‘대공’), D장조 3중주(일명 ‘유령’), 그리고 슈베르트의 E플랫장조 3중주 같은 시대의 걸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대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멘델스존 실내악을 대표하는 곡

1악장: 몰토 알레그로 에드 아지타토

첼로가 악장의 첫 주제를 프러포즈하면 바이올린이 그것을 받아 확장하는 서두를 갖고 있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악곡이다. 격렬하게 조가 바뀌어 제2주제로 가게 되고 다시 첼로가 선창하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그것을 따라하면서 전개된다. 피아노의 날렵한 음형은 중간의 발전에 새로운 긴장과 흥분을 일으키고, 바이올린이 반주하는 첼로는 악장 종결부의 흥분에 이르는 대목 앞 재현부에서 첫 주제를 제시한다. 열정적이고 장대한 코다는 특히 인상적이다.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트란퀼로

조용하고 달콤한 악장이다. 무언가 풍의 피아노 선율이 유려하게 선율을 풀어 놓으면 현악기들이 그것을 받아 그 주제 선율의 나머지를 완성하는 멘델스존 특유의 기법이 다시 애용된다. 이 악장은 애원하는 듯 호소하는 듯 감성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전 악장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아노는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정교하다.

3악장: 스케르초. 레지에로 에 비바체

론도 형식의 스케르초 악장. 피아노가 급작스럽게 경쾌한 주제를 뿌리면 그것을 바이올린이 받으면서 시작한다. 곳곳에서 세 악기가 무슨 사연을 가지고 대화하는 듯한데, 자주 단절되는 바이올린 선율은 감칠맛을 더한다. <한여름 밤의 꿈>으로 선보였던 독보적인 묘사 솜씨가 마음껏 드러난다. 그만큼 악기가 세심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4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아사이 아파시오나토

론도 형식이지만 3악장보다 더욱 열정적이다. 대위 구조의 복잡한 음형이 자주 나오며 춤을 추는 것처럼 매우 리드미컬하다. 매력적인 두 번째 에피소드가 첼로로 제시된 후부터는 태양광선을 향해 돌진하는 것같이 고조되면서 종결된다.

Mendelssohn, Piano Trio No.1 in D minor, Op.49

Andreas Röhn, violin

Sebastian Klinger, cello

Lang Lang, piano

Herkulessaal, Residenz München

2007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