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살롱

황규백 화백의 코스모스 그림

라라와복래 2011. 9. 26. 09:16

 

가을과 코스모스

가을이다. 

하여, 코스모스가 생각난다.  


황규백 <담장 아래 코스모스> 동판화(메조틴트)

 

황규백 <기와지붕과 코스모스> 동판화(메조틴트)

 

황규백 <코스모스 핀 야외음악회> 동판화(메조틴트)

 

황규백(1932- ) 화백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다, 10여 년 전에 영구 귀국했다. 마이애미 판화비엔날레 1등상, 영국 국제판화비엔날레 화이트로즈 갤러리상, 이탈리아 플로렌스 판화비엔날레 금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과 함께.


그는 1968년 파리로 가서 동판화를 배웠고, 1970년 뉴욕으로 갔다. 뉴욕에서 무엇을 그려야 ‘화가들의 무덤’ 속에 파묻히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잔디에 누워 잠이 들었다.


뜨거운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의 낮잠에 당연히 땀이 났고, 그는 땀을 닦으려고 손수건을 꺼내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하늘빛에 그는 전율을 느꼈다. 푸른 하늘이 아니라 하얀 하늘, 빛이 쏟아지는 하늘이었다. 아니, 그 빛은 햇빛이 아니라, 그의 일생을 결정짓는 ‘영감의 빛’이었다.


작업실에 돌아온 그는 잔디밭 위에서 본 하늘에 못질을 해서 손수건을 걸었다. <잔디 위의 흰 손수건>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잔디밭을 운동장처럼 사용했다. 고향이 그리우면 코스모스를 심고, 음악이 듣고 싶으면 바이올린을 그리고, 골프를 치고 싶으면 골프채를 그리고,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성냥을 그리고, 잠을 자고 싶으면 베개를 그렸다.


오늘 소개한 세 작품도 뉴욕 시절 작품이다. 뉴욕에 코스모스가 있을 리 없고 기와지붕이 있을 리 없지만, 마음속에 있기에 그릴 수 있었다~~

 

[글 출처] 이충렬의 ‘내가 만난 그림, 내가 만난 세상’ http://blog.ohmynews.com/arts/283825  

 

이해인 수녀가 쓰고 황규백 화백이 그린 <꽃이 지고나면 잎이 보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