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피아노 4중주 E플랫장조(Schumann, Piano Quartet in E flat major, Op.47)
라라와복래2014. 7. 28. 07:53
Schumann, Piano Quartet in E flat major, Op.47
슈만 피아노 4중주 E플랫장조
Robert Schumann
1810-1856
Kumho Asiana Soloists
Yeoleum Son, piano
Hyuk-Joo Kwun, violin
Hanna Lee, viola
Min Ji Kim, cello
Kumho Art Hall, Seoul
2010.12.23
Kumho Asiana Soloists - Schumann, Piano Quartet in E flat major, Op.47
슈만은 그의 인생의 절정기에 피아노 4중주 Op.47을 작곡하였다. 음악가들의 삶은 음악 외적으로도 드라마틱한 경우가 많은데, 정신질환으로 라인 강에 투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던 슈만의 삶 또한 그렇다. 슈만은 스승인 비크 교수의 딸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법정에 서는 것도 불사해 낭만시대 음악가에 가장 걸맞은 로맨티시스트였다. 그의 결혼생활이 늘 행복했던 건만은 아니었지만, 클라라와의 결혼은 슈만의 음악 인생에 절정을 가져다주었다. 결혼한 1840년부터 1842년까지 3년 동안을 각각 ‘가곡의 해’(1840), ‘교향곡의 해’(1841), ‘실내악의 해’(1842)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명작들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슈만은 한 장르의 작품을 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작곡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의 실내악 작품의 두 백미로 꼽히는 피아노 5중주 Op.44와 피아노 4중주 Op.47 모두 ‘실내악의 해’인 1842년에 작곡되었다. 피아노 4중주곡의 스케치를 시작한 것은 10월 24일이다. 피아노 5중주곡을 완성한 것이 10월 16일이므로 바로 이어서 작곡에 착수한 것이 되며, 피아노 5중주곡 작곡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와 미처 담지 못한 악상 등을 활용한 작품으로 보고 있다.. 스코어는 착수 한 달여 만인 11월 26일에 완성되었는데 아주 빠르게 작곡한 셈이다.
피아노 4중주 Op.47과 피아노 5중주 Op.44는 E플랫장조로 조성이 같으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피아노 5중주는 화려하고 경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데 비해 피아노 4중주는 비장미가 흐르는 서정적인 곡이다. 네 개의 악장 전체를 지배하는 바이올린의 비브라토가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며, 특히 3악장은 애절한 사랑의 서정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슈만은 출판업자 위스틀링에게 보낸 편지에서 “(4중주곡이) 풍부한 악상을 지니고 있으며, 5중주곡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쓰고 있다.
이 곡의 공개적인 초연은 1844년 12월 8일 라이프치히에서 슈만 부부의 게스트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악보는 1845년에 라이프치히의 위스트링 사에서 출판되었으며, 마티외 빌호르스키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빌호르스키 백작은 아마추어 첼리스트로서, 슈만과 음악적으로 친분을 맺고 있었다. 슈만다운 낭만적인 정서가 넘치는 3악장에서 첼로가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1악장: 소스테누토 아사이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소스테누토 아사이 4/4박자의 짧은 서주 후에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2/2박자 소나타 형식의 주부가 이어진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느린 서주는 곡 중간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힘차고 명쾌하게 끝을 맺는다.
2악장: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피아노와 첼로가 먼저 스타카토로 밀고 나가면 이어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이것을 되풀이한다. 모든 악기가 8분 음표를 연주하는 특징적인 이 음형이 스케르초의 주제가 되어 반복해서 등장한다. 중간에 성격이 다른 2개의 트리오가 들어 있으며 매끄러운 선율과 부드러운 화음 진행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3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슈만다운 낭만적인 정서가 넘치는 악장이다. 바이올린이 먼저 주제를 암시하는 악구를 연주하고 첼로가 그것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주제를 아름답게 연주한다. 이 아름다운 주제 선율은 칸타빌레의 성격을 유지한 채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로 3중창처럼 연주된 후 첼로로 다시 한 번 연주된다. 코다에 들어가 음계풍의 패시지를 거쳐 조용히 끝난다.
4악장: 피날레. 비바체
소나타 형식. 대위법을 풍부하게 쓴 활기찬 악장이다. 빠른 비바체로 슈만은 여기에서 푸가 형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