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D.959(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
라라와복래2014. 8. 8. 22:01
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Franz Schubert
1797-1828
Alfred Brendel, piano
Great Hall of the Middle Temple, London
1988.01
Alfred Brendel - 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에 탁월했던 슈베르트는 피아노에도 능숙했다. 따라서 피아노 소나타 장르에서도 빼어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슈베르트가 독주 피아노곡을 쓰기 시작한 것은 15살 때인 1812년 여름부터였다. 푸가나 변주곡, 환상곡 등을 시범적으로 만들어 작곡 공부의 수준을 높여 갔으며, 1815년경부터 소나타 창작에 열의를 보이기 시작하여 1817년 봄부터 여름에 걸쳐 7곡의 소나타에 착수하여 5곡을 완성하였다.
1818년과 1819년에도 4곡을 착수하였지만 1곡만 완성을 하였다. 1825년에 다시 집중적으로 3곡을 완성하였다. 그 뒤에 이어지는 작품은 3부작 19번 C단조(D.958)와 20번 A장조(D.959), 그리고 21번 B플랫장조(D.960)로 '슈베르트 최후의 3대 소나타'로 불리는 이 세 곡은 모두 1828년 9월에 작곡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11월 19일) 두 달 전이었고 유작이 되었다.
이 3부작에는 베토벤에 대한 추종심이 강하게 나타나 있는 듯 보이지만, 작곡 기법에는 이른바 베토벤적인 동기 조작에 의한 전개 구성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독창적인 세계가 구성되어 있다. 악상의 돌연적인 변화, 고전적인 형식에는 없는 대범한 조바꿈과 그것에 의한 화성적 울림, 민속적 춤곡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리듬 등은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슈베르트는 진심으로 베토벤을 존경했다. 그는 베토벤의 작품들과 비교해서 자기의 작품들은 즉흥적이고 표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베토벤처럼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감동을 담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아니 꼭 쓰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남긴 곡이 병마와 싸워 가며 작곡한 마지막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이다. 꺼져 가는 생명의 심지 앞에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마지막 갈망을 모두 담아서 열정적으로 써낸 작품들인 것이다.
1악장: 알레그로
중후한 화음의 음가를 축소하면서 반복 연타하는 주제로 시작된다. 이 화음 진행은 악장 끝에도 등장하며, 소나타 전체의 마지막 종결 부분에도 나타난다. 악곡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이런 장치는 슈만이나 리스트와 같은 후대 작곡가들 시대라면 몰라도 슈베르트 당대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시부의 주제들은 서로 개성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조성을 사용하여 길게 제시된다.
발전부는 제2주제에서 파생된 코데타 소재를 이어 C장조로 시작된다. 매우 섬세한 악구들을 바탕으로 하여 아름답고 넓게 진행되는데 마치 변주곡과 같다. 악구들이 작기 때문에 장식적인 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그러나 놀랍도록 시적인 서법으로 꽃을 피운다. 재현부는 두 주제 모두 으뜸조로 돌아오는 윈칙 그대로 전개된다. 이것을 잇는 셋잇단음표도 코다에 하나의 악센트를 갖게 하고 있다. 마침내 냉정을 되찾아 처음의 A장조로 되돌아와 악장을 끝맺는다.
2악장: 안단티노
3부 형식에 의한 서정적이고 느린 악장이다. 1부는 약간 애수를 느끼게 하는 노래로 시작된다. 2부의 내용은 거의 경과적이다. 풍부한 조바꿈이 반복되는 가운데 트릴이나 화성적 스케일을 사용하여 더욱더 화려해져 간다. 3부는 1부의 재현이지만, 4번 반복되는 주제는 그때마다 다른 장식적 선율을 동반하여 일종의 변주를 보이고 있다.
2악장은 가곡과도 같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 들었던 가곡과 가곡 ‘젊은 수녀’(D,828)의 종소리를 떠올리게 된다. 이런 평온함은 무섭고 섬뜩한 폭풍우의 독창적인 악구로 인해 깨어진다. 고독한 순례자가 황폐하고 적막한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을 그린 듯한 멜로디에 방랑자로 이 세상을 떠돌던 슈베르트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듯하다.
3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 비바체
아무리 쓸쓸하더라도 스케르초 악장의 즐거움을 막지는 못한다. 주제부 후반의 소재를 바탕으로 한 장식적인 중간부의 전개 후에 다시 주제로 돌아온다. 트리오는 D장조로 약간 속도를 늦추어 시작된다. 여유로운 오른손의 화성 진행을 왼손이 저음에서 고음으로, 또는 고음에서 저음으로 종횡무진 움직이며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특징적인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다. 트리오 뒤에는 처음의 스케르초로 되돌아가 악장을 끝맺는다.
4악장: 론도. 알레그레토
400마디에 가까운 긴 피날레이다. 론도 악장으로 오래전의 작품에서 주제를 따다 새롭고 풍성하게 사용하고 있다. 베토벤 소나타 G장조 Op.31-1의 마지막 악장을 모델로 삼았지만, 찰스 로젠(Charles Rosen)의 말처럼 슈베르트는 "의심할 바 없이 모델보다 위대한 곡을 써냈다."
Dong Hyek Lim(임동혁) - 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