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로망스 1번과 2번(Beethoven,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No.1 & No.2)
라라와복래2015. 8. 20. 21:58
Beethoven, Romance for Violin and Orchestra No.1 & No.2
베토벤 로망스 1번과 2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Renaud Capuçon, violin
Kurt Masur, conductor
Leipzig Gewandhaus Orchestra
St. Nicholas Church, Leipzig
2009.10.09
Renaud Capuçon - Beethoven, Romance No.2 in F major, Op.50 (로망스 2번)
1989년 10월 9일,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를 비롯한 6명의 지식인 주도로 라이프치히의 시민 7만여 명은 동독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 운집하였습니다. 그날 밤 성 니콜라스 교회에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마주어의 지휘로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을 연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로부터 꼭 한 달 뒤인 11월 9일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위 연주는 이 역사적인 ’평화 혁명‘ 운동 20주년을 기념하여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지휘자가 올린 기념 연주회입니다._라라와복래
베토벤은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를 두 곡 작곡했는데, 이 두 곡은 작품번호로 가늠할 수 있는 작곡 시기보다 훨씬 이전에 작곡되었다. 로망스 2번 F장조 Op.50은 1790년대 말경 먼저 작곡되었고, 로망스 1번 G장조 Op.40은 1800년 초 무렵에 쓴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의 작곡 시기로 보았을 때 비교적 초기에 속한다. 나중에 작곡한 G장조가 1803년 12월 라이프치히의 호프마이스터 운트 퀴흐넬 출판사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F장조는 빈의 예술공예사에서 1805년 5월에 출판되었다. 이러한 출판 순서에 따라 작품들은 작곡 시기와는 뒤바뀐 작품번호를 갖게 되었다.
이 두 작품에서 베토벤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D단조 K.466과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의 로망스 악장을 모델로 삼았다. 모차르트의 로망스는 온화한 분위기와 느린 템포로 일관하고 있으며, 리듬은 론도 형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보다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부분 또한 발견된다. 베토벤의 로망스는 모차르트의 작품과 같이 주요 조성을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주제로 시작한 뒤, 이어 단조로 전조되어 주제를 변형시키고 마지막으로 호쾌한 코다로 극을 마무리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바이올린 독주와 관현악의 낭만적 조우
출판 시기가 다른 두 개의 로망스 모두 솔로 바이올린과 현악과 플루트, 오보에, 바순, 호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되었다. 특히 1790년부터 1792년 사이에 작곡을 하여 미완성으로 남은 C장조 바이올린 협주곡의 느린 악장을 대체할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라고 추측되기도 한다. 그 형식은 두 곡 모두 동일한데, 두 개의 에피소드와 단조로 전조되는 중간 부분의 3부 구조(느림-빠름-느림)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보다 친숙한 멜로디를 갖고 있는 로망스 2번 F장조는 그 특유의 서정적인 주제가 전체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 가운데 바이올린이 먼저 주제 선율을 연주하고 이를 오케스트라가 반주하는 첫 번째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독주자는 풍부한 감수성을 머금은 협주곡 풍의 스케일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두 번째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격정적인 F단조로 급작스럽게 바뀐 뒤 열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앞선 주제와 대조를 이룬다.
나중에 작곡한 로망스 1번 G장조는 로망스 2번 F장조보다 훨씬 더 엄격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와 두 번째 에피소드 모두 명확한 2중 구조로 되어 있고 각 부분이 반복될 때마다 변주를 삽입하여 흐름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전형적인 론도 형식의 이 작품은 명상적인 주제로 시작하는 솔로 바이올린이 더블 스톱으로 연주를 하여 고유한 분위기에 깊이와 색채를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케스트라는 시종일관 조용하게 바이올린이 제시한 주제를 반복하며 음악 전체에 집중력과 흡입력을 더한다.
Renaud Capuçon - Beethoven, Romance No.1 in G major, Op.40 (로망스 1번)
파리 음악원에서 공부한 르노 카퓌송(1976~ )은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제안으로 구스타프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역임했으며, 피에르 불레즈, 다니엘 바렌보임과 같은 거장 지휘자와 함께 연주하며 음악적인 경험을 넓혔습니다. 카퓌송은 프랑스 출신 연주자로서는 특이하게도 독일적인 울림을 표현하는데, 이 점은 프랑스적 에스프리의 미묘한 음색과 맞물려 독특한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동생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함께 실내악 연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_라라와복래
추천음반
1. 모노 시대에 예후디 메뉴힌과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1953년에 녹음한 스튜디오 녹음(Testament), 초기 스테레오 시대에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유진 구센스의 지휘로 녹음한 스튜디오 앨범(DG), 이 두 종을 베토벤 로망스의 가장 고전적인 명반으로 꼽는다.
2. 디지털 시대에서는 안네 소피 무터와 쿠르트 마주어의 감각적인 연주(DG)와 이차크 펄만과 다니엘 바렌보임의 서정적인 연주(EMI)를 추천한다.
글 박제성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현재 서울문화재단 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