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스웨터의 샹송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 1927년생이니 올해로 83세네요. 제2차 세계대전 중 부모를 쫓아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되었으나 나이가 어려 풀려났다고 합니다. 전후 파리 생 제르맹 데 프레의 지하술집에 출입하다 샤르트르 등 실존주의 작가들에게 알려지면서 ‘실존주의의 뮤즈’라는 이름을 듣습니다. 이후 ‘재즈계의 피카소’ 마일스 데이비스와 사귀고 시인-극작가 장 콕토의 영화 <오르페우스>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의 예술 활동을 하면서 샹송 가수로 이름을 높입니다. 청중 앞에서 처음 부른 노래가 ‘고엽’(Les feuilles mortes)이라는군요. 프랑스어의 뉘앙스를 살린 시적인 샹송을 들려주는 가수라는 평을 받고 있죠. 고령에도 2009년 앨범 <Je me souviens de tout>(난 모든 걸 기억해요)를 내는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네요...
Sous le ciel de Paris
작곡 : 위베르 지로(Hubert Giraud)
작사 : 장 드레작(Jean Dréjac)
1951년 영화 <파리의 하늘 아래 센 강은 흐르고>의 주제음악으로 첫선을 보였답니다.
Sous le ciel de Paris, s'envole une chanson. Hum Hum
Elle est née d'aujourd'hui dans le cœur d'un garçon.
파리의 하늘 아래 샹송이 날아오르네
그 노래는 오늘 한 소년의 가슴 속에서 태어났다네
Sous le ciel de Paris, marchent les amoureux. Hum Hum
Leur bonheur se construit sur un air fait pour eux.
파리의 하늘 아래 연인들이 걷고 있네
그들을 위한 노래 위에 그들의 행복이 만들어지고 있네
*“Leur bonheur se construit sur un air fait pour eux.”가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노래 소개에 하나같이 “Leur bonheur se construit sur un fait pour eux.”로 소개되어 있어 도통 번역이 안 돼 애를 먹다가 구글링을 해보니 ‘un fait’가 아니라 ‘un air fait’로 되어 있더군요. 영어 번역에서는 ‘melody’라 했는데 ‘노래’로 옮겼습니다~~
Sous le pont de Bercy, un philosophe assis,
Deux musiciens, quelques badauds, puis des gens par milliers.
베르시 다리 아래 앉아 있는 철학자 한 사람,
음악가 두 사람, 구경꾼 몇 사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pont de Bercy는 센 강 다리 중 하나
Sous le ciel de Paris, jusqu'au soir, vont chanter Hum Hum
L'hymne d'un peuple épris de sa vieille Cité.
파리의 하늘 아래 저녁녘까지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며 걷네
이 오래된 도시에 반한 민중의 찬가를
Prés de Notre-Dame, parfois, couve un drame
Oui, mais à Paname, tout peut s'arranger.
노트르담 부근에서는 이따금 드라마가 은밀히 진행되네
그래, 그러나, 파남에서는 모든 일이 잘 되어가지
*Notre-Dame은 글자 그대로는 ‘우리들의 귀부인’이라는 뜻이며, 성모 마리아를 친근하게 일컫는 존칭입니다. 노트르담은 가톨릭 성당 이름으로 쓰이는데 여러 곳에 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대성당 이름도 노트르담이죠. 물론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제일 유명하고요.
*Paname은 파리의 별칭
Quelques rayons du ciel d'été l'accordéon d'un marinier,
L'espoir fleurit au ciel de Paris.
여름 하늘의 몇 줄기 햇살 뱃사공의 아코디언
파리의 하늘에 희망이 꽃을 피우네
Sous le ciel de Paris, coule un fleuve joyeux. Hum Hum
Il endort, dans la nuit, les clochards et les gueux.
파리의 하늘 아래 강물이 흥겹게 흐르네
밤이 되면 강물은 부랑자들과 거지들을 잠 재우네
Sous le ciel de Paris, les oiseaux du Bon Dieu Hum Hum
Viennent du monde entier, pour bavarder entre eux
파리의 하늘 아래 신께서 보내신 새들이
온 세상에서 몰려와 저들끼리 수다를 떤다네
Et le ciel de Paris a son secret pour lui
Depuis vingt siècles, il est épris de notre Ile Saint-Louis
그리고 파리의 하늘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네
20세기 이래 생루이 섬과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이네
*생루이 섬은 시테 섬과 더불어 센 강의 두 섬 중 하나
Quand elle lui sourit, il met son habit bleu. Hum Hum
Quand il pleut sur Paris, c'est qu'il est malheureux
생루이 섬이 파리의 하늘에게 미소를 지으면 하늘은 자기의 푸른 옷을 입네
파리에 비가 내릴 때는 하늘이 슬퍼한다는 것이라네
Quand il est trop jaloux de ses millions d'amants, Hum Hum
Il fait gronder sur nous son tonnerre éclatant.
수많은 연인들 때문에 하늘이 몹시 질투할 때면
하늘은 천둥 번개로 우리를 꾸짖는다네
Mais le ciel de Paris n'est pas longtemps cruel. Hum Hum
Pour se fair pardonner, il offre un arc-en-ciel.
하지만 파리의 하늘은 오래도록 잔인하게 굴지는 않는다네
용서해 달라고 하늘은 무지개를 띄우기도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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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영상에는 파리의 정경(情景)을 배경으로, 이브 몽탕(Yves Montand)의 노래, 악기 연주곡, 에디트 피아프(Edit Piaf)의 노래가 차례로 담겨 있습니다.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