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
Mediascape, a pas de Nam June Paik
4월 15일 ~ 7월 3일 무료전시 ● 작가 : 김기철, 김신일, 백남준, 양민하, 조은지, 최승훈+박선민, Jeremy Bailey, EIKE, JODI, Kristin Lucas, Dan Mikesell, Marisa Olson, Yuri Suzuki, Jan Verbeek, Bill Viola ● 오프닝 : 4월 15일(금) 오후 5시 ● 특별 강연: 4월 15일(금) 오후 2시 _ 자비에르 두루 특별 강연 ● 오프닝 퍼포먼스 : 4월 15일(금) 오후 6시 _ 제레미 베일리의 '백남준 웹 퍼포먼스' _ 크리스틴 루카스의 '꼬치로 하는 삐딱한 비디오 화면조정' _ 조디의 '#스크린 오류' ● 아티스트 프레젠테이션 : 4월 16일(토) 오후 2시 _백남준 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 ※ 무료 셔틀버스 예약 : 031-201-8512 혹은 www.reservation@njpartcenter.kr <미디어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는 1990년 백남준의 도록 ‘늑대 걸음으로’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에 착안하여 <미디어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는 백남준의 미래적 사유와 이에 영향을 받은 현재의 작가들의 미디어 지형도를 백남준의 방식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디어스케이프란 1990년 인류학자 아르준 아파듀라이(Arjun Appadurai)가 제안한 지구화(globalization)에 대해 다섯 가지 차원의 ‘스케이프’ 중 하나로, 민족, 미디어, 기술, 자본, 이념의 전 지구적 흐름에 따라 지구화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띤다는 것으로, 접미어 ‘스케이프’는 이러한 양상들이 가지는 유동적 공간성을 강조하고자 사용되었습니다. 그 중 ‘미디어스케이프’는 전자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보급에 따라 아이디어와 이미지가 소통되면서 야기되는 새로운 형태의 상상과 실천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지칭합니다. 이러한 ‘미디어스케이프’를 키워드로 삼아, 백남준이 미래의 미디어스케이프를 어떻게 고민하고 내다봤는지, 그리고 현재의 미디어스케이프를 살아가는 아티스트들은 이러한 백남준의 정신과 철학을 어떻게 계승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참여 작가들은 과거의 백남준의 어시스턴트, 80년대 백남준의 비디오 수업을 들었던 작가들로부터 백남준에게 경의를 표하는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하며, 비디오아트와 사운드아트, 웹 퍼포먼스,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인터미디어 개념의 전시를 구성합니다. 1부에서는 뉴미디어와 테크놀로지가 바꿔놓을 미래, 그 미디어스케이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인식과 존재 방식의 변화에 대한 백남준의 고민과 통찰, 그 사유의 과정을 그의 작품과 텍스트를 통해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백남준이 1974년 록펠러 재단에 제출한 논문 <후기 산업 시대를 향한 미디어 기획 Media Planning for the Postindustrial Age>이 처음으로 한국에 공개되며, 비디오 설치작품을 통해 인터넷과 같은 미래적 비전과 비판적 통찰력이 살아있는 백남준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번 전시의 특별 코너로 ‘TV 의자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이 기획됩니다. 백남준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신은 아는가? 언제쯤 대부분 미술관에 TV의자가 놓이게 될지를?”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미래의 미디어 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아이디어를 기초로 하여 TV 소파와 모니터로 만들어진 샹들리에, 폐쇄회로를 이용한 시계 등 관련 백남준의 미디어 조각을 모아 전시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백남준이 자신만의 미디어스케이프를 구축함으로써 예견한 미래 사회의 미디어스케이프가 지금 21세기에 과연 얼마나 유효한가를 보여주게 됩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이 WNET를 위해 만든 <모음곡 212 Suite 212> 시리즈가 상영됩니다. <212 모음곡>은 원래 1975년 미국의 13번 채널에서 방송이 끝난 후 방영되던 5분 정도 길이의 비디오 시리즈 30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디어 통제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살아있는 백남준의 개인적 뉴욕 스케치와도 같습니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가나 갤러리와 협력을 통해 이 시리즈 중 한편인 ‘패션 애브뉴Fashion Avenue’를 4월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역 앞에 대형 LED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서울 스퀘어 미디어캔버스에 상영하여 현재 서울의 미디어스케이프를 변화시키게 됩니다. 백남준의 개념적 틀이 현재적 미디어스케이프를 통해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전시의 2부는 백남준과 플럭서스에 경의를 표하는 크리스틴 루카스Kristin Lucas의 <녹아내리기More Melting>라는 작업으로 시작합니다. 구형 CRT 모니터와 VHS 비디오테이프 모양으로 만들어진 색색의 양초가 전시 기간 내내 녹아내리며, 오프닝에는 퍼포먼스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백남준의 비디오 <과달카날 레퀴엠Guadalcanal Requiem>(1977)의 촬영을 담당한 적이 있는 빌 비올라는 이번 전시에서 초기 비디오 작업인 <정보Information>(1973)와 <마지막 천사The Last Angel>(2003, color video on plasma display)를 전시하게 됩니다. 또한 90년대 웹아트의 선구자인 네덜란드 작가 조디JODI의 작품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이게 됩니다. 또한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는 얀 페르벡Jan Verbeek도 대형 비디오 작품 <눈앞의 밝은 미래 Bright Future Ahead>(2006)를 설치합니다. 이들은 뒤셀도르프에서 백남준의 비디오 수업에 참가한 경험을 자신들의 소중한 예술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작가들입니다. 백남준의 걸음으로 현재의 미디어 풍경을 여행하는 것은 이미 지도를 손에 넣은 상태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과는 다른 흥미로운 여행입니다. 관객들은 온몸으로 설치 환경을 인식하며 때로는 직접 작품에 참여하고, 의식적으로는 매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요구받게 됩니다. 백남준의 미래에 대한 예언은 이미 다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백남준이 인터넷에 대해 한 말과 작품들을 우리가 지금에야 이해하게 되듯이, 백남준의 미디어스케이프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미래의 작가들의 몫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 관련 기사 백남준 걸음으로, 미디어아트 길을 찾다 ‘미디어스케이프…’전 내일 개막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은 작곡가로 출발해 디지털 유목민의 리더가 됐다. 그는 왜 현대음악에서 현대미술로 옮겨갔을까? 삶의 분기점인 플럭서스(전위미술운동그룹)에 들어간 이유는? 일본인 아내 구보타가 플럭서스 멤버였다지만, 백남준은 왜 3년간 다른 남자와 결혼했던 ‘돌싱(이혼녀)’을 아내로 맞았을까? 이런 물음의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백남준이 처음 쓰러졌던 1996년 4월9일에 “내가 왜 이리 쓰러져야 하지? 왜 나지?” 자문하며 안타까워했던 일까지 생생한 기록들도 접할 수 있는 전시다. ‘미디어스케이프, 백남준의 걸음으로’전이 15일부터 7월3일까지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백남준의 비디오작품과 악보, 편지와 책 속의 글 등이 전시되고 그의 후예들인 30~40대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도 나온다. 전시장에 공개되는 백남준의 글은 지난해 1월 백남준 아트센터가 발행한 ‘백남준-말(馬)에서 크리스토까지’에서 발췌한 것으로, 백남준 삶의 여정을 꿰뚫는 구절들이 그의 화려한 생을 설명한다. 개막일인 15일 오후 5시에는 백남준 라이브러리 개관식이 마련되고, 오후 6시 개막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제레미 베일리의 ‘백남준 웹 퍼포먼스’, 크리스틴 루카스의 ‘꼬치로 하는 삐딱한 비디오 화면 조정’이 관람객 앞에서 연출된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센터인 르 콩소르시엉(Le Consortium) 창립 디렉터 자비에르 두루(54)가 초청 강사로 나서 공공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온 르 콩소르시엉의 운영방향을 들려준다.
전시제목은 1990년 백남준의 도록 ‘늑대의 걸음으로’에서 따왔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담고 있는 작가 정신의 미래적 성찰을 위해 백남준의 작품 외에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미디어 지형도를 펼치는 작업이다. 전시는 백남준의 작품들을 통해 백남준이 미래의 미디어스케이프를 어떻게 고민했는지 살펴보고, 현대의 미디어스케이프에 존재하는 작가들은 백남준의 정신을 어떤 방법론으로 계승하는지 느껴보는 자리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거북선’(1995년) 1부에선 백남준의 작품과 텍스트를 통해 뉴미디어가 바꿔놓을 미래, 인류 존재 방식의 변화에 대한 백남준의 철학이 조명된다. 특히 1974년 백남준이 록펠러재단에 제출한 논문 ‘후기 산업시대를 향한 미디어 기획’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비디오작품 ‘W3’는 인터넷에 대한 백남준의 미래적 비전과 통찰력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특별코너인 ‘당신은 아는가 언제쯤 대부분 미술관에 TV의자가 놓이게 될지를?’에선 미래 환경에 대한 질문이 따라붙는다. 이 아이디어를 기초로 TV 소파와 모니터로 만들어진 샹들리에, 폐쇄회로를 이용한 시계 등 관련된 백남준 비디오 조각을 모아 전시한다. 백남준의 ‘모음곡 212’ 시리즈도 상영된다. 이 비디오 작품은 75년 미국의 13번 채널에서 방송이 끝난 후 13개 채널을 통해 다시 방영되던 5분 길이의 비디오 시리즈 30개로 구성됐다. 미디어 사회에 비판의 목소리를 던졌던 백남준의 뉴욕스케치다.
제레미 베일리의 ‘커스텀 소프트웨어 퍼포먼스’(2011년) 특히 백남준아트센터는 가나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해 비디오 시리즈 중 한 편인 ‘패션애버뉴’를 15~30일 서울역 건너편 서울스퀘어 건물 전면에 설치된 미디어캔버스에서 펼친다.
2부 전시에선 우선 백남준과 플럭서스에 경의를 표하는 작가 크리스틴 루카스의 ‘녹아내리기’ 작업이 주목거리다. 구형 모니터와 VHS 비디오테이프 형태로 만들어진 색색의 양초가 전시기간 내내 녹아내린다. 백남준의 ‘과달카날 레퀴엠’(1977년)을 촬영하는 등 백남준의 카메라 보조기사였던 빌 비올라는 자신의 초기 비디오작업인 ‘Information-정보’(1973년) 등을 전시한다. 또 초기 인터넷아트 선구자이며 백남준의 비디오수업을 들었던 제자인 네덜란드의 조디와 독일 얀 페르벡도 참가한다. 무료전시다. (031)201-8512 [유인화 선임기자 l 경향신문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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