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
_ 박성우
박성우의 ‘소금창고’를 배달하며 - 김선우(시인)
‘짠하다’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짠하다는 말이 왠지 짜디짠 소금창고로부터 왔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누구일까. 아들을 잃고 남편이 떠난 것이 이십 년 전이라 하니, 그녀는 나이든 늙은 여인일 터. 시인의 어머니이기 쉽겠으나 꼭 그렇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모나 숙모 같은 친척 여인일 수도 있고 고향 마을의 늙은 여인일수도 있습니다. 그녀가 누구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위엔 ‘이맛살과 눈주름이 폭삭 내려앉은’ 소금창고를 가진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계신가요. 삶의 풍파 속에 고단한 소금창고를 가지게 된 그 모든 얼굴들이 바로 내 어머니이기도 하고 당신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이 시인의 시들은 대개 시인의 모습 그대로 수줍고 수수합니다. 시적 대상과의 거리를 소박하고도 적절하게 유지합니다. 비애가 있지만 너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소금창고와 한 여인의 삶이 교차합니다. 이 교차점에서 생기는 짠한 울림은 시인의 따듯한 배려로부터 오는 것일 터. 독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무엇보다 소금창고로 형상화된 ‘그녀’에 대한 배려 말입니다. 문득, 어머니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