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집배원 김선우의 시 배달
작년 한 해 우리 사회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웠던 역사, 희망버스를 생각합니다. 희망버스는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사랑의 연대가 이루어낸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저기서 사람이 저렇게 죽어가는 것을 이토록 싸늘하게 방치하는 사회란 도대체 어떤 사회인가?” 누군가 진심을 다해 울었고, 그 울음에 공명한 사람들이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그래!” 하는 심정으로 기적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마음을 다해 처음 운 사람, 그는 시인이었고, 마음을 다해 울었다는 이유로, 그는 지금 차디찬 감옥에 있습니다.
이 땅 곳곳 부당하게 상처받은 아픈 싸움의 현장들에 늘 함께해온 송경동 시인의 목소리가 이 시에서도 생생합니다. 삶의 진정성이 시의 진정성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감동을 송경동의 시들은 꾸밈없이 전해줍니다. 너무 많이 가진 극소수 사람들의 탐심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질이 자꾸만 곤두박질치고 파탄 나는 세상. 그래요,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게 이 세상 전체가 모든 이들에게 ‘무허가’로 활짝 열려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35미터 중천의 감옥에서 309일을 보내면서도 오히려 지상의 우리를 염려하며 매순간 위로와 유머와 따뜻한 포옹을 보내준 사람, 존중받는 노동의 창조에 대해 다시금 열렬히 생각하게 해준 김진숙씨가 송경동의 시를 읽는 이 순간, 그대여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가장 값진 것으로 희망의 그물코 하나를 만드는 상상을 해봅니다. 법이 진정으로 약자와 민중의 편이면 좋겠습니다. 희망 없는 시대에 심장박동 생생한 희망을 만드는 일에 헌신한 것이 감옥행이 되는 한심한 나라, 온갖 범법자들이 권력의 핵심에서 활개 치며 사는데, 온몸으로 희망을 만든 이들이 왜 감옥에 있나요. 송경동 시인, 정진우씨, 두 분을 어서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제발! 제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