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관식의 화풍은 마른 붓질을 더해 짙고 거친 분위기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관념 속에 이상화한 산수가 아닌 현실의 산수를 그린 실경산수 화가이며, 또 겸재 정선이 개척한 민족적 산수화풍을 근대에 계승한 대표적 작가로 평가되는 변관식은 정선 이후 금강산 그림을 가장 잘 그린 작가로 꼽힌다.
근대 전통회화의 거목으로 꼽히는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이 모범생 같은 삶 속에서 안온하고 순응적인 농촌 풍경들을 그렸다면 변관식은 기개가 넘치는 강렬한 그림들을 그렸다. 개인사에서도 저항적인 풍모가 강했다. 인간사의 속됨을 싫어했고 방랑벽이 심했다. 평생 야인을 자처한 그의 그림은 아름답고 편안한 청전 이상범의 그림에 가려 생전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의 사후에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소정양식'의 요체는 먹을 엷게 찍어 윤곽을 만들고 그 위에 먹을 켜켜이 올려가는 적묵법과 진한 먹을 튀기듯 찍어 선을 파괴하는 파선법의 질박한 터치. 여기에 역동적이고 파격적인 구도, 해학적인 인물상 등은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한국인의 심성에 더없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작품으로는 외금강 옥류천(外金剛玉流泉), 외금강 삼선암(外金剛三仙巖), 누각청류, 비폭도(飛瀑圖), 내금강 진주담, 설경산수(雪景山水), 만추(晩秋), 강촌유거(江村幽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