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눈 오는 길 - 신대철

라라와복래 2010. 12. 31. 18:21
 

 

 

     눈 오는 길 • 신대철

 

     막 헤어진 이가

     야트막한 언덕집

     처마 밑으로 들어온다

     할 말을 빠뜨렸다는 듯

     씩 웃으면서 말한다

 

     눈이 오네요

 

     그 한마디 품어 안고

     유년시절을 넘어

     숨차게 올라온 그의 눈빛에

     눈 오는 길 어른거린다

 

     그 사이 눈 그치고

     더 할 말이 없어도

     눈발이 흔들린다

    

     ― 창비시선 242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에서

 

시인 신대철은 194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고, 연세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무인도를 위하여>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가 있다.

제4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국민대 국문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