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살롱

Blue in Blue - 김태균의 사진

라라와복래 2011. 5. 6. 13:29
 

 

 

Blue in Blue - 김태균의 사진


김태균 작가는 20여 년 간 광고사진 작가로 활동하다 순수사진 예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미국으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귀국 후 2004년 ‘If you go away l' 전시를 가졌고,  이후 동해안 통일전망대 근처의 대진 앞바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로 2005년 선 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If you go awy ll' 전시회, 2007년에는 갤러리 잔다리에서 ‘Blue in Blue’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이 두 전시회 때의 사진 몇 점을 소개합니다.


'If you go awy ll' 전시회 작품

 

         김태균_If you go awayⅡ_컬러인화_140×102cm_2005


자연이 가진 순수한 색을 담아내기 위해 특수 컬러렌즈를 사용하거나 촬영 이후 일체의 인공 처리나 디지털 보정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그의 사진은 밀도 있는 다크 블루의 색감이 단연 돋보인다. 노출시간 조절 등 원론적인 사진 기법에 의해 촬영된 대진 앞바다는 다양한 블루 컬러의 바이브레이션이 압권이며 이를 위해 그는 몇 시간씩 쪼그리고 앉아서 촬영하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의 아날로그에 대한 동경과 고집에 의해 탄생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동해안의 청 잉크 빛 바다를 한 조각 떼어내서 인화지 위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세진의 평


           김태균_If you go awayⅡ_컬러인화_140×102cm_2005


           김태균_If you go awayⅡ_컬러인화_140×102cm_2005


우연히 알게 된 동해안 대진 앞바다와의 인연, 그리고 그 속에서 찾아내기 시작한 젊은 날의 그리움의 조각들은 심해 속에 침전되어 마침내 그 닻을 내리고 과거 속에 붙잡아둔 기억들은 어느덧 깊고도 어두운 푸른빛으로 용해되어 아프고 시린 가슴에 녹아든다. 달빛마저 숨죽인 캄캄한 밤, 오직 자연광과 그것을 바라보는 안광(眼光)에 의지해 찍어낸 그의 사진 속에서 시간이라는 새장 속에 가두어두어야만 했던 그리움마저 날개를 펴고 꿈을 꾸기 시작한다. 블루, 어떤 날의 우울함, 그리고 그 위를 부유(浮游)하는 한 사내의 필연적인 외로움은 화면 안에서 혼재한다. "If you go away..." 그만의 바다의 언어는 오래 전 불렀던 누군가의 "If you can stay..."일지도 모른다. -이세진의 평



‘Blue in Blue’ 전시회 작품

 

         김태균_If you go away_컬러인화_143×106cm_2005


물에 잉크 방울을 떨어뜨린 듯 울먹한 짙은 코발트블루, 잔잔하게 물결치는 남보라, 프러시안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플로리다 블루, 그 밖에 일일이 이름으로 부를 수 없는 무수한 파랑들. -정유경의 평


           김태균_If you go away_컬러인화_143×106cm_2005


작가의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진들은 파랑에 대한 일관된 추구의 산물이라고 한다. 그가 화가였다면 팔레트 위에서 색을 섞었겠지만 사진가인 그에게 색채에의 탐구는 끊임없이 발견하고 조우하는 과정일 것이고, 바다와 하늘은 사물로서의 피사체 이전에 파랑의 무수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유동하는 장일 것이다. 괴테는 청색이 암흑의 산물이라고 했다. 암흑 속에서는 눈이 고도의 이완과 감응 상태에 있게 된다는 것도 그는 관찰했다. 어둠 속에서, 때로는 감은 눈 속에서 우리는 갖가지 예기치 못한 이미지들의 출몰을 경험한다. 낮의 빛이 선사하는 이미지들과는 완전히 다른 비정형의 유동적인, 반쯤 묶이다 만 이미지들. -정유경의 평


         김태균_If you go away_컬러인화_106×143cm_2005


암흑이 파랑을 낳았고, 따라서 파랑이 검정의 산물이라는 괴테의 말을 우리는 김태균의 사진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이 파랑/들을 주로 깊은 밤을 지난 새벽 시간대에 얻었다고 한다. 대부분 아직 태양광선의 초록, 노랑, 주황, 빨강 스펙트럼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간대의 대기와 바다, 그 파랑과 검정의 세계 속에서 미묘하게 움직이는 수면의 물길, 구름의 퍼져나감, 옅은 흰색 필터처럼 깔리는 안개의 궤적을, 그는 발견하고 프레임에 담는다. 그래서 '일견' 미니멀한 듯 보였던 그의 사진들 앞에서 자꾸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각각의 파랑, 각각의 파도, 각각의 수평선과 하늘과 구름이 모두 섬세한 차이를 드러내며 살아 숨 쉬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도 이 사진들은 깊은 새벽과 바다를 닮아 있다. 그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기 전에는 많은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유경의 평


         김태균_If you go away_컬러인화_143×106cm_2005


전통색의 파랑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쪽풀에서 얻은 쪽빛일 것이다. 원래 이것은 일본 사람들이 말하는 남색 계열을 지칭하는 구체적인 색상이지만 예로부터 우리가 이 말을 근대적인 광학 체계의 한 색을 말하듯 엄격하게 어떤 색에만 쓴 것은 아닌 듯하다. 그저 하늘의 푸른빛이 쪽빛이고, 바다의 푸른빛이 쪽빛이라고 했을 뿐이니, 사람들은 요즘에도 저마다 자신이 만난 아름다운 파랑을 쪽빛이라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김태균의 파랑/들을 쪽빛이라고 묶어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효석의 달빛이 짐승 같은 숨소리를 내뿜었다면 김태균의 쪽빛은 어둠 속에서 보다 은밀히 맺히고, 풀어지고, 듣는다. 우리의 독일 시인이 남긴 또 다른 말이 문득 떠오른다. - 정유경의 평

 

원문 출처 :  http://blog.ohmynews.com/arts/rmfdurrl/162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