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선생해천일립상
阮堂先生海天一笠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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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小癡) 허련(許鍊)

이 작품은 중국의 소동파가 혜주에 유배되었을 때 갓을 쓰고 나막신을 신은 평복 차림의 모습을 그린 ‘동파입극도’를 모방한 것이다. (...) 추사나 그의 제자들의 그림은 주로 정신성을 강조한 문인화 경향이 강했다. 추사는 사실성을 강조한 초상보다는 그 사람의 정신이 들어간 그림에 더욱 감화되었던 것이다. 이런 정신은 제자 허련에게도 전수된다. 허련이 그린 ‘완당선생해천일립상’은 사실을 강조한 추사의 초상이기보다는 소동파를 좋아했던 추사의 정신을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서 스승 추사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추사는 소동파를 너무나 좋아하였다. (...) 동파입극도’를 즐겨 그렸던 허련은 어느 날 ‘동파입극도’의 얼굴 모습을 스승인 추사의 얼굴로 바꾸어 그려 추사의 동파를 향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 (...) 낙향해 있던 스승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참된 제자의 스승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_ 추사 김정희의 제주도 유배생활 9년을 조명한 책 <제주 유배길에서 추사를 만나다>(양진건 | 푸른역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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