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라라와복래 2010. 4. 12. 02:41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출처 : <그리운 여우>(찰작과비평사, 1997)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이 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래 링크 사이트를 클릭하셔서 음악을 감상하세요.~

안도현의 시를 이영례가 작곡하고 손영경의 피아노 반주에 소프라노 강혜정이 부릅니다.

http://blog.daum.net/the_milky_way_7/1562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