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라라와복래 2012. 7. 10. 07:26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리는 도종환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시 ‘어떤 마을’이, 고등학교 문학 국어교과서에 ‘흔들리며 피는 꽃’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담쟁이’ 등 여러 편의 시와 산문이 실려 있어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 그동안 펴낸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마음의 쉼표>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 심의 과정에서 출판사에 삭제 권고를 한 바로 그 시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권고라?...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한마디로 코미디이고 기가 찰 노릇이다. -시인 신경림

작가가 정치적 의도 없이 쓴 작품을 나중에 얻은 신분을 이유로 삭제하도록 권고한다는 것은 창작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보기에 민망하다. -소설가 이문열

도종환 시인의 시를 중학교 교과서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면 저의 작품들도 교과서에서 모조리 빼주기 바랍니다. -시인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