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살롱

서양화가 문회실의 수채화 감상

라라와복래 2018. 9. 9. 23:14

서양화가 문회실의 수채화 감상

서양화가 문회실의 고요하고 정적인 수채화 작품들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번지고’, ‘뿌리고’, ‘닦아내고’, ‘긁어내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가 뒤따라야 할는지요...


망중한(忙中閑) 33×73cm


오늘도 하루는 저무는데 27.5×41cm


잠에서 깨어나는 도시 72.7×60.6cm


시인의 마을에 봄이 오면 103×31.5cm


꿈꾸는 백마강 72.7×53cm


간월도 정경(情景) 41×27.5cm


장수마을의 아침 41×32cm


장수마을의 새벽 공기 27.5×41cm

화가로서의 시작은 유화였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기에는 수채가 더 어울린다는 것을 깨닫고 수채화만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문회실은 좋은 예술 작품이 가슴을 흔들듯이 모노톤의 색감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고 한다. 화려하고 밝은 색감을 통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기보다, 조금은 어둡고 마음 한편에 감추어둔 것을 담는 색으로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는 것이다.

모노톤이 가지고 있는 아련함. 마치 추억의 한 장면 또는 꿈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신비함. 그 안에서 누군가가 이곳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 혹은 마음속에 꼭꼭 감춰둔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허물들까지 뚫어보는 듯한 두려움. 모노톤의 마을과 거대한 하늘. 마을이나 건물이 주인공이 아닌 하늘이 주인공인 듯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어찌 보면 단순한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새롭고 두렵기까지 하다.

“제 작품은 직접 현장을 찾아 스케치나 사진 등으로 기록해 둔 것을 바탕으로 합니다”라는 그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작품은 마을 어귀나 동네 뒷산, 허름한 시골마을 등 우리네 현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단순히 현실을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마치 꿈속 또는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색을 이용해 현실을 비현실로 만들어낸다. 보라색 또는 초록색 등 모노톤으로 표현된 하늘과 마을들, 그것은 사실을 그려내는 현실주의가 아닌 무의식의 세계 또는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에 가깝다.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