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베르크 ‘7개의 초기 가곡들’(Berg, Sieben frühe Lieder)

라라와복래 2018. 9. 14. 20:58

Berg, Sieben frühe Lieder

베르크 ‘7개의 초기 가곡들’

Alban Berg

1885-1935

Sumi Hwang(황수미), soprano

Helmut Deutsch, piano

Wigmore Hall, London

2015.10.28


Sumi Hwang - Berg, Sieben frühe Lieder

2014년 국제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소프라노 황수미는 무엇보다 가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발성과 표현력이 발군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 본 오페라 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면서 모차트르 <마술피리>의 파미나, 헨델 <리날도>의 알미레나, 푸치니 <투란도트>의 류와 <라 보엠>의 미미, 비제 <카르멘>의 미카엘라 역까지 다양한 역할로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습니다. 피아노 반주를 맡은 헬무트 도이치는 세계 정상의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전속 반주자이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가 황수미의 역량에 반해 먼저 러브콜을 보내고 반주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1885년 빈에서 태어난 알반 베르크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 고전 교향곡과 가곡에 친숙했으며 문학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 괴테와 릴케의 작품들을 탐독하였다. 15세가 될 무렵에는 피아노 반주 가곡을 쓰기 시작하였고, 그 수는 그 후 10년 동안 80여 곡에 이른다. 이들 가곡 중에서 초기 작품들은 슈만이나 브람스, 볼프, 말러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1904년 쇤베르크에게 사사한 이후의 작품은 스승의 표현주의적인 음악어법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1910년 이후 베르크의 관심은 관현악과 성악의 결합을 탐구하는 쪽으로 옮겨 갔다.

1928년이 되어 베르크는 1905년부터 1908년까지 작곡한 피아노 반주 가곡에서 7곡을 선곡, ‘7개의 초기 가곡들’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하고 동시에 그 피아노 파트를 관현악 반주로 편곡하였다. 이 7개의 가곡들은 베르크가 쇤베르크에게서 음악 수업을 받기 시작한 무렵부터 거의 3년 동안 써졌다는 점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베르크의 음악적 변천의 자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품 전체를 통해 후기낭만주의의 여러 작곡가의 영향이 두드러져 보이는데, 그와 동시에 그 이후의 원숙한 작품에 흐르는 서정적인 음악 표현도 들어 있어 이 작품을 청년기의 단순한 습작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7개의 노래는 모두 다른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였다. 1곡 ‘밤’은 카를 하우푸트만, 2곡 ‘갈대의 노래’는 니콜라우스 레나우, 3곡 ‘나이팅게일’은 테오도르 슈톰, 4곡 ‘꿈속에서 왕관을 쓰고’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5곡 ‘방 안에서’는 요하네스 슐라프, 6곡 ‘사랑의 찬가’는 오토 에리히 하르틀레벤, 7곡 ‘여름날’은 파울 호엔베르크의 시다.

<7개의 초기 가곡들〉은 강한 모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몇몇 곡들은 동일한 모티브로 만들어지고, 이 모티브들은 광범위하게 변형되고 때로는 여러 개의 모티브가 중첩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화성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 가곡집은 후기낭만주의의 확대된 조성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장조와 단조를 구분하기 힘들 만큼 조성의 경계가 모호하다.

1곡 ‘밤’ Nacht

매우 천천히. A장조 4/4박자. 드뷔시를 연상하게 하는 온음 음계에 의한 전주에 이끌려 조용히 노래가 시작된다. 노래의 선율이 피아노의 저성부에서 힘차게 연주되면 중간 부분으로 이행하며 여기서 처음으로 A장조의 으뜸화음이 열린다. 이 부분은 돌연 싱커페이션의 리듬을 새기는 피아노에 차단되어 최초의 부분이 재현된다.

2곡 ‘갈대의 노래’ Schilflied

보통의 빠르기로, 움직임을 가지고. f단조 6/8박자. 조성의 확립 없이 여러 화음 사이를 헤매는 피아노 성부 위에서 흔들거리는 선율이 노래된다. A플랫장조의 화음이 아르페지오로 연주되는 중간부를 거쳐 먼저 부분이 더욱 피아니스틱하게 변주되어 재현된다.

3곡 ‘나이팅게일’ Die Nachtigall

부드럽게, 움직임을 가지고. D장조 3/4박자. 8분음표로 된 조성적으로 명료한 피아노 반주를 타고 부드러운 선율이 노래된다. 중간 부분은 싱커페이션 화음에 의해 반주된다. 재현부는 거의 변주되지 않고 최초의 부분이 연주된다.

4곡 ‘꿈속에서 왕관을 쓰고’ Traumgekrönt

천천히. g단조 4/4박자.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에서의 ‘토베의 사랑’ 모티브와 비슷한 선율이 반주된다. 이어 F장조에 의한 느긋한 선율이 나타난다. 여기까지의 부분이 거의 그대로 반복되며 끝난다.

5곡 ‘방 안에서’ Im Zimmer

가볍게, 움직임을 가지고. B플랫장조 3/4박자. 장조의 밝은 선율이 장6도로 병진행하는 피아노에 의해 반주된다. 전곡 중 가장 짧다.

6곡 ‘사랑의 찬가’ Liebesode

매우 천천히. f샤프단조 3/4박자. 첫머리의 반음계 진행으로 풍부한 동기가 피아노와 노래 사이에서 대위적으로 짜이면서 악곡을 구성해 간다.

7곡 ‘여름날’ Sommertage

생기 있게. c단조 2/2박자, 노래의 선율이 긴장감을 높여 간다. 마지막으로 첫머리의 대위적인 부분이 재현된다.

Berg, Sieben frühe Lieder

Elīna Garanča, mezzo-soprano

Sir Simon Rattle,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Baden-Baden

2018.03.25

정리 : 라라와복래 *각 곡 해설은 『작곡가별 명곡해설 23 신빈악파』(도서출판 음악세계 2002) pp.295~297를 간단히 추려 옮긴 것입니다. 일반 음악 애호가로서는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 감상하기가 더 어려워지는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