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살롱

피아노를 치는 프란츠 리스트 - ‘음악이 문학에 승리하는 순간’

라라와복래 2011. 6. 5. 18:16
 

 

 

피아노를 치는 프란츠 리스트

요제프 단하우저, 1840

 

‘음악이 문학에 승리하는 순간’

올해가 리스트 탄생 200주년(1811.10.22 출생)이 되는 해라 관심을 갖던 중 흥미를 끄는 그림이 있어 소개합니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요제프 단하우저(Josef Danhause)의 ‘피아노를 치는 리스트’입니다. 이 그림에는 당시의 내로라하는 작가와 음악가들이 등장해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림 중앙 피아노를 치는 인물이 물론 리스트입니다. 리스트가 바라보는 석고상은 그가 존경해 마지않은 베토벤이죠. 리스트의 발치에 앉아 그를 바라보는 여인이 그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낳은 마리 다구 백작부인. 리스트의 머리 쪽에 서 있는 인물이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한 로시니이고, 그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인물이 음악기교에서 리스트에게 큰 영향을 준 파가니니입니다. 파가니니 옆에 책을 늘어뜨리고 있는 인물이 ‘레 미제라블’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문호 빅토르 위고이고, 그 앞 소파에 앉아 있는 두 명 중 왼쪽 인물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이며, 그 옆 인물은 쇼팽의 연인인 작가 조르주 상드인데 남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쟁쟁한 인물들의 등장은 리스트가 다양한 사교활동을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리스트의 음악이 당대 문화계에 미친 영향력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줍니다. ‘음악에 귀 기울이라’는 듯 뒤마의 책을 손으로 덮어버린 조르주 상드, 뒤마는 못마땅한 표정이지만 고개를 들어 흘깃 리스트 쪽으로 눈을 향합니다. 빅토르 위고는 이미 책을 늘어뜨린 채 지그시 리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상드는 책을 무참히도 밟고는 몸을 뉘어 리스트의 연주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두고 호사가들은 ‘음악이 문학에 승리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나요.^^

 

그렇다고 문학가들이 열을 올릴 것까진 없겠지요. 대문호 괴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것, 그것은 모든 예술 중에서도 가장 추상적인 것, 즉 음악인 것이다."

 

괴테는 그 자신 작가이면서도 음악을 예술 중의 예술로 극찬한 것입니다. 그런데, 라라와복래, 문학이 과연 예술의 영역에 속하는가에 대해서는 소싯적 이래 여전히 의문의 방점을 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