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슈베르트 ‘가을’(Schubert, Herbst, D.945)

라라와복래 2018. 9. 6. 14:13

Schubert, Herbst, D.945

슈베르트 ‘가을’

Franz Schbert

1797-1828

Matthias Goerne, baritone

Christoph Eschenbach, piano

Teldex Studio, Berlin

2010


Matthias Goerne/Christoph Eschenbach(pf.) - Schubert, Herbst, D.945


슈베르트가 삶의 마지막 해인 1828년 4월에 쓴 가곡이다. 시인 루트비히 렐슈타프(Ludwig Rellstab, 1799–1860)의 시에 곡을 붙였다. 1828년에 슈베르트는 주로 기악곡에 전념했는데, 8월에 다시 가곡을 작곡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정에 이끌려 렐슈타프의 시 7편과 하이네의 시 6편에 곡을 붙여 13곡을 썼으며, 10월에 요한 가브리엘 자이들의 시에 곡을 붙인 ‘비둘기 우편’을 썼다. 빈의 악보 출판업자 토비아스 하슬링어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반 년 뒤에 위의 14곡을 묶어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여 출판했는데, 그 컬렉션엔 이 작품 ‘가을’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이 곡은 슈베르트 사후 67년이 지난 1895년에야 출판된 슈베르트의 『전집』에 수록되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827년에 슈베르트를 만나서 ‘친절한 추억으로’라는 그의 친필 사인이 적힌 ‘가을’ 악보를 받은 하인리히 파노프카(Heinrich Panofka)라는 음악인이 1887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곡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조의 노래>에 포함되어 있는 ‘휴식처(Aufenthalt)’와 많이 닮았다는 평을 받는 이 곡은 3절 유절 형식의 노래다. 가을에 느끼는 고독이 참으로 절절하게 노래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따라서 기존의 14곡에 더해서 이 곡을 <백조의 노래>에 추가해서 연주하기도 한다.

슈베르트의 가곡이 이전의 가곡과 다른 첫 번째 특징은 선율이 아름답고 울림이 좋은 피아노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이전의 가곡에서는 미려하고 유려한 선율은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오페라의 아리아에 가까운 형태였다. 피아노에 자율적이고 개성적인 역할을 부여하였다는 점이 슈베르트의 가곡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였다. 이제 피아니스트는 단순한 반주자가 아니게 되었다. 성악가와 피아니스트가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슈베르트의 가곡은 대부분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곡이 아니다. 긴 호흡과 힘, 폭넓은 음역이 요구되는 그의 가곡은 반드시 그에 걸맞는 기량의 가수가 있어야 했다. 슈베르트는 J.M. 포글이라는 오페라 가수와 만났는데 그는 슈베르트의 가곡을 공개 연주회에서 자주 불러 낭만파 예술가곡의 보급에 큰 공헌을 하였다.

가사

Es rauschen die Winde 싸늘한 바람 불어와

So herbstlich und kalt; 그렇게 가을은 차갑구나.

Verödet die Fluren, 초원은 황량하고,

Entblättert der Wald. 숲은 벌거벗었네.

Ihr blumigen Auen! 그대 화려했던 들판!

Du sonniges Grün! 푸르름을 벗어던졌네!

So welken die Blüten 그렇게 시들었으니

Des Lebens dahin. 더불어 인생도 시드는구나

Es ziehen die Wolken 구름은 떠돌고

So finster und grau 그렇게 쓸쓸하고 정처없이

Verschwunden die Sterne 별들이 사라져가네

Am himmlischen Blau! 푸른 하늘에서!

Ach, wie die Gestirne 아, 별들이

Am Himmel entflieh'n, 하늘에서 멀어질 때,

So sinket die Hoffnung 그렇게 사라지리

Des Lebens dahin! 삶의 희망도!

Ihr Tage des Lenzes 너 봄의 나날들아

Mit Rosen geschmückt, 장미로 장식한

Wo ich den Geliebten 내 사랑하는 이에게

Ans Herze gedrückt! 사랑한다 말했을 때!

Kalt über den Hügel 언덕 너머로

Rauscht, Winde, dahin! 차갑게 바람은 불었지!

So sterben die Rosen 그렇게 시드는구나

Der Liebe dahin. 사랑의 장미도

Schubert, Herbst, D.945

Elisabeth Speiser, soprano

Irwin Gage, piano

Released on 2015.01.02

정리 : 라라와복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