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저항의 시인' 김수영 ‘자유와 저항의 시인’ 김수영 (1921-1968) 풀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 문학 산책 2009.06.16
젊은 날의 곁 • 황동규 젊은 날의 곁 그날, 회현동 집 그날 회현동 집, 하루 종일 눈 내리다 말다 했다. 전나무 속에 숨어 있는 전나무 하나 그리워하다 말다 했다. “위험하게 살아라!” 니체가 말했다. 난로 위에서 주전자 물이 노래하며 끓었다. 노래로 사는 게 가장 위험하게 사는 것, 노래 끊기면 잦아들 뿐. 마지막으로 숨.. 문학 산책 2009.06.13
긍정적인 밥 • 함민복 긍정적인 밥 • 함민복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너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 문학 산책 2009.06.13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 하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삶을 흩어 놓을 때에도 그대들은 함께 하리라. 그리고 신(神)의 고요한 기억속에서도 영원히 함께 하리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리하여 하늘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 문학 산책 200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