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도연명 - 복사꽃 마을의 이야기와 시 세계의 명시/ 도연명 복사꽃 마을의 이야기와 시 진(晉)나라 태원(太元) 연간에 무릉(武陵) 지방 사람이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내를 따라가다가 길을 얼마나 멀리 왔는지 잊어버렸다. 홀연 복숭아나무 숲을 만났다. 시내의 양 언덕 수백 보 되는 땅 안에 다른 나무.. 문학 산책 2015.01.01
눈사람 여관 - 이병률 눈사람 여관 이병률 눈사람을 데리고 여관에 가요 그러면 날마다 아침이에요 밥은 더러운 것인가 맛있는 것인가 생각이 흔들릴 때마다 숙박을 가요 내게 파고든 수북한 말 하나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 모든 계약들을 들여놓고 여관에서 만나요 탑을 돌고 싶을 때도 그만두고 아무것도.. 문학 산책 2014.12.27
겨울 금파리에 가야겠네 - 이경교 겨울 금파리에 가야겠네 이경교 금파리에 가야겠네 금파리는 언제나 낯빛 파리하게 질려 있어 마음 헐거워져 몸이 삐걱거리는 날은 금, 금파리가 생각나 임진강 물길은 구불구불 지탱하기 힘겨운 추위에 떠밀리며, 정신만 새파랗게 응고되어 있으리 흔들리며 언 강물 위에 텅 빈 손 적시.. 문학 산책 2014.12.02
세계의 명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세계의 명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떼어 .. 문학 산책 2014.12.01
가을 저녁의 말 - 장석남 가을 저녁의 말 장석남 나뭇잎은 물든다 나뭇잎은 왜 떨어질까? 군불 때며 돌아보니 제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꾸물대는 닭 윽박질린 달이여 달이 떠서 어느 집을 쳐부수는 것을 보았다 주소를 적어 접시에 담아 선반에 올려놓고 불을 때고 등을 지지고 배를 지지고 걸게 혼잣말.. 문학 산책 2014.11.26
세계의 명시/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 화살과 노래 세계의 명시/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화살과 노래 공중을 향해 화살 하나를 쏘았으나, 땅에 떨어졌네, 내가 모르는 곳에. 너무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을 시선은 따라갈 수 없었네. 공중을 향해 노래 하나를 불렀으나, 땅에 떨어졌네, 내가 모르는 곳에. 어느 누가 그처럼 예리하고 강한 눈을 .. 문학 산책 2014.11.26
세계의 명시/ 백거이 ' 비파행(琵琶行)' 세계의 명시/ 백거이 비파행 琵琶行 심양강 가에서 밤에 나그네를 배웅할 때 潯陽江頭夜送客 단풍잎 갈대꽃 위로 가을바람 소슬하다 楓葉荻花秋瑟瑟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님은 배 안에 있어 主人下馬客在船 술잔 들어 이별주를 마시려 해도 풍악이 없구나 舉酒欲飲無管絃.. 문학 산책 2014.11.20
세계의 명시/ 로버트 프로스트 - 가지 않은 길 세계의 명시/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 문학 산책 2014.11.15
세계의 명시/ 이백 - 장진주(將進酒) 세계의 명시/ 이백 장진주(將進酒)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君不見 황하의 저 물 천상에서 내려와 黃河之水天上來 세차게 흘러 바다에 곧 이르면 돌아오지 않음을! 奔流到海不復回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君不見 고귀한 집 속 밝은 거울을 대하고 백발을 슬퍼함을! 高堂明鏡悲白髮 아침에 .. 문학 산책 2014.11.10
파블로 네루다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한’ 칠레의 민중시인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한’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의 시는 언어가 아니라 하나의 생동이다.”라고 정현종 시인은 말했다. 민용태 시인은 네루다 시의 생동감을 한 단어로 ‘열대성’ 또는 ‘다혈성’이라고 표현했다. 실로 네루다의 시를 읽으면, 폭우에 흠뻑 젖는.. 문학 산책 201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