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 허연 폐광 허연 아는 사람 몇 명 땅에 묻어본 다음 존재했던 건 전부 결국에는 지층이라는 걸 알았다. 세상의 왼쪽 가슴쯤을 관통했을 이 구멍을 걸어 들어가며 복잡한 연대기를 읽는다. 결코 위대하지 않았을 말들과 싸움과 사랑과 밥이 이 쭈글쭈글한 통로에 새겨져 있다. 그놈의 눈물은 이.. 문학 산책 2015.10.01
둔황 - 이노우에 야스시 역사소설 둔황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임용택 옮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049 2010 “이노우에 야스시는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역사를 재구성해내는 작가이다.” —도널드 리치(문화평론가)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역사소설의 거장 이노우에 야스시의 대표작. 20.. 문학 산책 2015.09.12
시인 김이듬, 건강한 백치의 관능과 용서 시인 김이듬, 건강한 백치의 관능과 용서 글 김도언 숨고 싶다. 기약 없는 땅으로. 독창(獨創) 혹은 숙명(宿命)이라는 착란 속에서 단지 쓰다가 사라지고 싶다. 최선을 다해 빛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빛나는 것들의 심정이 이러할까? ―시집 <명랑하라 팜 파탈> 후기 중 시인의 백치적 .. 문학 산책 2015.09.08
미니 시리즈 - 오은 미니 시리즈 오은 느닷없이 접촉사고 느닷없이 삼각관계 느닷없이 시기질투 느닷없이 풍전등화 느닷없이 수호천사 느닷없이 재벌2세 느닷없이 신데렐라 느닷없이 승승장구 느닷없이 이복형재 느닷없이 행방불명 느닷없이 폐암진단 느닷없이 양심고백 느닷없이 눈물바다 느닷없이 무사.. 문학 산책 2015.09.05
세계의 명시/ 자크 프레베르 - 쓰기공책 세계의 명시/ 자크 프레베르 쓰기공책 둘에 둘은 넷 넷에 넷은 여덟 여덟에 여덟은 열여섯… 다시! 선생님은 말하고 둘에 둘은 넷 넷에 넷은 여덟 여덟에 여덟은 열여섯. 한데 저기 하늘을 지나가는 거문고새가 있네 아이는 새를 보고 아이는 새소리를 듣고 아이는 새를 부르네: 날 좀 구.. 문학 산책 2015.08.16
세계의 명시/ 실비아 플라스 - 거상(巨象) 세계의 명시/ 실비아 플라스 거상(巨象) 저는 결코 당신을 온전히 짜 맞추진 못할 거예요, 조각조각 잇고 아교로 붙이고 올바로 끼워 맞추어. 노새 울음, 돼지가 꿀꿀거리는 소리, 음탕한 닭 울음소리가 당신의 커다란 입술에서 새어 나와요. 그건 헛간 앞뜰보다도 더 시끄럽답니다. 아마 .. 문학 산책 2015.08.04
나의 시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시 - 최승자 나의 시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시 최승자 움직이고 싶어 큰 걸음으로 걷고 싶어 뛰고 싶어 날고 싶어 깨고 싶어 부수고 싶어 울부짖고 싶어 비명을 지르며 까무러치고 싶어 까무러쳤다 십년 후에 깨어나고 싶어 출전 : <이 時代의 사랑>(문학과지성사) 시를 배달하며 이렇게 온몸으로.. 문학 산책 2015.08.04
세계의 명시/ 보들레르 - 알바트로스 세계의 명시/ 보들레르 알바트로스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삼아 거대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없는 항해의 동행자인 양 뒤쫓는 해조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창공의 왕자들 어색하고 창피스런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놋대처럼 가소 가련하게도 질질 끄.. 문학 산책 2015.08.02
작가 정여울의 서재 - 알에서 깨어나는 공간 작가 정여울의 서재 알에서 깨어나는 공간 정여울 직업: 작가, 문학평론가 학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상: 제3회 전숙희 문학상 경력: <세계의 문학> 편집위원, 2015년 여성가족부 선정 '청년여성 멘토링 위원' 저서: <헤세로 가는 길>,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문학 산책 2015.08.01
자화상 - 서정주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 문학 산책 201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