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사람 - 권현형 최초의 사람 권현형 챙이 커다란 청모자를 쓴 아이가 제 동화책 속에서 걸어 나와 검정 에나멜 구두로 땅을 두드린다 최초의 사람인 듯 최초의 걸음인 듯 갸우뚱 갸우뚱 질문을 던지며 걸어 다니다 집을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 봄의 부랑자들, 길바닥에 떨어져 누운 꽃점들을 두고 차.. 문학 산책 2014.05.08
새 - 천상병 새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 문학 산책 2014.04.29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 신석정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신석정 성근 대숲이 하늘보다 맑아 댓잎마다 젖어드는 햇볕이 분수처럼 사뭇 푸르고 아라사의 숲에서 인도에서 조선의 하늘에서 알라스카에서 찬란하게도 슬픈 노래를 배워낸 바람이 대숲에 돌아들어 돌아드는 바람에 슬픈 바람에 나는 젖어 온몸이 젖어...... .. 문학 산책 2014.04.02
‘문학선’ 펴내는 우리 시대의 비판적 지식인 도정일 ‘문학선’ 펴내는 우리 시대의 비판적 지식인 도정일 1994년 도정일 교수(73ㆍ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대학장)의 첫 평론집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가 출간됐을 때 이 서정적인 제목의 평론집은 비평과 독자의 호평을 두루 받았다. 당시 이 책이 누렸던 호평은 아마도 지난해 .. 문학 산책 2014.03.10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 문학 산책 2014.03.05
양파 공동체 - 손미 양파 공동체 손미 그러니 이제 열쇠를 다오. 조금만 견디면 그곳에 도착한다. 마중 나오는 싹을 얇게 저며 얼굴에 쌓고, 그 아래 열쇠를 숨겨 두길 바란다. 부화하는 열쇠에게 비밀을 말하는 건 올바른가? 이제 들여보내 다오. 나는 쪼개지고 부서지고 얇아지는 양파를 쥐고 기도했다. 도.. 문학 산책 2014.02.16
삼양동길 - 김성대 삼양동길 김성대 …물안개…수정…연분홍…꽃샘…민들레…호랑나비…아담…보고 또 보고…탈랜트…향기에 젖은 남자…그대 없는 빈자리…첫사랑…나이스…달맞이…옛님…파라솔…금모래…오렌지…은하수…금잔디…상록수…스크린…콘서트…요코…민애…엔조이…황진이…둥근.. 문학 산책 2014.02.16
도연명의 옛집을 방문하여(訪陶公舊宅) - 백거이 도연명의 옛집을 방문하여(訪陶公舊宅) 백거이 서문 내 일찍부터 도연명의 사람됨을 사모하였다. 예전에 위수(渭水)가에 한가로이 지내며 그의 시체(詩體)를 모방하여 열여섯 수의 시를 짓기도 하였다. 지금 여산(廬山)을 유람하러 가는데 시상(柴桑)을 거쳐 율리(栗里)를 지나게 되었으.. 문학 산책 2014.01.14
호메로스 - 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서사시를 지은 시인 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서사시를 지은 시인 호메로스 Homeros(Homer), 기원전 8세기경 호메로스는 누구인가? 고대 그리스의 작가이며,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이며, 일설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음유시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모두는 ‘사실’이 아닌 ‘전설’이.. 문학 산책 2014.01.13
국수 - 김숨 소설집 국수 김숨 소설집 2014.01.03 372쪽 창비 지난해 대산문학상을 거머쥐며 뛰어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 김숨의 네 번째 소설집 <국수>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상 수상작 ‘그 밤의 경숙’을 비롯 김숨의 탁월한 소설세계를 보여주는 9편의 작품을 실었다.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 문학 산책 2014.01.04